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올라서면서 국내 주식 시장의 투자 변수가 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흐름에 주목해 환율 민감 업종들 위주의 투자전략을 짜라고 조언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1209.80을 기록했다. 이는 5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오전 10시57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35원 내린 1206.3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면서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가 함께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만해도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 진입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제는 1200원대에 고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원·달러 환율 급등(원화 약세)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통상적으로 원화가 약세를 보일 때 코스피지수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간의 상관계수는 -0.54로 뚜렷한 역의 상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원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외국인 수급 이탈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이어 올 1월에도 1조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과거 환율 고점기나 위안화 약세 때 강세를 보인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환율 고점기에는 상대적으로 은행 화학 섬유·의복 음식료 유통 자동차 등의 수익률이 좋았다"며 해당 업종들을 추천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원·달러 환율 급등의 원인은 위안화 약세"라며 "과거 위안화 약세 구간에서는 생활용품 미디어 제약·바이오 유틸리티 음식료 등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발표 시기임을 감안하면, 이 중 미디어 유통 음식료 생활용품 등이 4분기와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이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업종들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와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동시에 상승했다"며 "이번 실적 발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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