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 저가매수 '역발상' 기회
연초 시장 혼돈은 유동성의 문제
중국, 성장 둔화이지 경기침체 아냐
미국 금리, 연내 2~3차례 올릴 것
[ 허란 기자 ] “현재 글로벌 투자심리는 ‘패닉(공포)’ 수준에 가깝습니다. 역발상으로 지금이야말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을 저가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죠.”
킴 도 베어링자산운용 아시아 멀티에셋 대표(사진)는 12일 “올해는 주식이 현금과 채권 대비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가수익률이 다시 상승세를 보인 것처럼 향후 6~12개월 수익률을 내다보고 저가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미국계 베어링자산운용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2016 시장 전망’ 간담회를 열었다.
도 대표는 “연초 글로벌 주식시장이 출렁거렸지만 이는 경제기초(펀더멘털)가 흔들려서가 아니라 유동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중동계 펀드들이 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주식과 채권 자산을 내다 팔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세계 경기는 여전히 성장 중”이며 “중국 경제도 성장 둔화는 맞지만 경기침체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연 1%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은 연내 2~3차례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며 “다음 금리 인상 시기는 4월 또는 6월”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용 및 기업실적 여건 악화 등으로 미국이 내년 중 또다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금이 달러 강세 기조의 끝물”이라는 게 도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내년 미국이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달러가치는 폭락할 것”이라며 “이는 달러 대비 심각하게 저평가돼 있는 원자재 및 신흥국 자산 가격이 오를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 대표는 유럽과 아시아 주식을 유망주로 꼽았다. 그는 “미국 주식은 너무 비싸다”며 “유럽 기업의 이익성장률이 미국 기업을 6년 만에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일 제조업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1~3년을 내다보는 중장기 투자자라면 신흥국 시장이 투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페이스북 시가총액(3000억달러)이 인도 전체 주식시장에 맞먹을 정도로 신흥국 시장은 너무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증시는 제조업 중심의 구(舊)경제는 성장 둔화를 겪고 있지만 소비·서비스업 중심의 신(新)경제는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한국법인 전무는 “한국 코스피지수는 저금리, 저유가, 원화 약세에 힘입어 작년보다 한 단계 올라갈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안정화되면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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