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나의 투쟁' 번역 출간
[ 박상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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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 6권으로 완간된 이 소설의 첫 권이 최근 한길사에서 번역, 출간됐다.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연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기존의 소설 작법이나 문학 이론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책을 처음 접한 뒤 출간까지 세 번 완독했을 만큼 흡입력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아돌프 히틀러의 자서전과 제목은 같지만 이 소설에는 전혀 다른 내용이 담겨 있다. 작가는 자신이 40년 넘게 겪은 삶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어린 시절 해양 사고를 보도한 TV 뉴스에서 사람 얼굴처럼 생긴 뭔가를 보고 충격을 받은 일을 시작으로, 술을 마시기 위해 엉터리 계획을 짠 일, 여성과의 첫 경험, 음악밴드 결성, 육아의 어려움, 아버지의 죽음 등 누구나 겪었을 법한 일을 써내려간다.
“나는 누워 있는 아버지를 내려다보았다. 깍지 낀 채 배 위에 올려 놓은 두 손, 집게손가락 끝은 니코틴에 찌들어 누렇게 변해 있었다.(…) 그리고 얼굴. 평화롭고 온화하게 보이긴 하지만 완전히 비어 있지 않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아버지의 얼굴에는 아직도 ‘의지’ 외에는 다른 단어로 표현할 길 없는 어떤 표정이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347~348쪽)
소설을 읽다 보면 언뜻 ‘남이 쓴 일기’를 읽는 듯한 기분도 들지만 그것이 바로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다. 작품에 나오는 일화는 모두 작가가 겪은 일이며 소설 속 인물들도 대부분 실명으로 등장한다. 마리안네 담하우그 주한노르웨이대사관 참사관은 “노르웨이에 살고 있는 가족들마저 ‘이 소설은 내 이야기를 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귀띔했다.
출간 기획에 참여한 김민웅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크나우스고르의 소설은 사람이 성장하며 겪는 고뇌와 긴장을 망각의 영역으로 보내지 않고 문학으로 복원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내면의 슬픔을 온전히 기억해내는 것과 인간의 삶 자체를 ‘투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작품 6권을 완역하는 데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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