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한국 법률시장 개방안 부적절"…미국·EU 대사들, 공식서한 전달

입력 2016-01-12 18:24   수정 2016-01-13 09:04

이상민 법사위원장에 주중 제출

"외국로펌 진출 지나치게 제한"



[ 양병훈 기자 ] 미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일정에 따라 한국 정부가 마련한 ‘법률시장 최종(3차) 개방안’이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 등 주한 외교사절 3명과 주한 유럽연합(EU) 대표부는 “정부의 외국법자문사법 개정안은 외국 로펌의 한국 진출을 지나치게 제한해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공식 서한을 이번주 내 공동명의로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게 보낼 예정이다.


서한에는 리퍼트 대사를 비롯해 찰스 존 헤이 주한 영국대사, 윌리엄 패터슨 주한 호주대사가 이름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EU 대표부도 서한의 공동 명의자로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3국 대사관과 주한 EU 대표부 관계자는 지난 7일 이 위원장을 찾아가 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구두로 전달했다. 서한 전달은 이를 공식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의견서에 ‘법무부가 제출한 법 개정안은 외국 로펌의 한국 진출을 지나치게 제약해 자유시장경쟁을 추구하는 FTA의 정신에 어긋난?rsquo;는 취지의 내용을 담을 방침이다. FTA 협정문에 따르면 법률시장 3차 개방 시 외국 로펌은 한국 로펌과 함께 조인트벤처(JV·합작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외국 대사들이 가장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JV에 참여하는 한국 로펌은 업무경력이 3년 이상 돼야 하고, 외국 로펌은 JV의 지분을 49%까지만 가질 수 있도록 한 내용 등이다. 이런 제한은 외국 로펌이 한국에서 JV를 세우는 걸 방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FTA에 따르면 3차 개방 때 법률시장을 충분히 열도록 돼 있는데 한국 정부는 이번이 끝이 아니라고 얘기한다”며 “FTA 합의에 없는 4차, 5차 개방을 임의대로 설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국회 법사위는 지난 7일 법무부 안을 거의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 위원장은 “FTA 후속 이행 법안을 상대국의 공감대 없이 진행할 수는 없다. 법무부가 왜 이런 안을 추진했는지 의문”이라며 “조만간 리퍼트 대사 등을 다시 만나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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