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제과
뚜레쥬르·파리바게뜨, 카페+베이커리 '한국형 빵집'
중국·동남아서 인기몰이
오리온 '오감자' 중국서 히트…롯데제과는 인도서 질주
[ 강진규 기자 ]
국내 경기 불황으로 올해 식품회사들은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과 함께 한국 식품류만의 특징을 내세워 해외 소비자의 입맛을 잡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국내의 출점 규제라는 어려운 환경을 뚫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카페와 베이커리를 결합한 한국형 빵집이 해외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제과업체 중에선 오리온과 롯데제과가 두드러진다. 오리온은 중국에서, 롯데제과는 동남아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인 입맛 잡은 ‘한국형 베이커리’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빵집 뚜레쥬르는 지난달 31일 인도네시아에 214번째 해외 매장을 열었다. 개점 첫날부터 700여명의 손님이 찾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화선 CJ푸드빌 부장은 “카페와 빵집을 결합한 한국식 베이커리에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동남아 지역 최대 베이커리 체인인 싱가포르 브레드톡에 비해 점당 매출이 30% 높게 나올 정도”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CJ푸드빌은 지난 한 해 동안 해외에서 45개 매장을 열었다. 성과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베트남이다. 호찌민 등 주요 도시에서 3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의 베이커리 브랜드 중에서 매출과 매장 수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뚜레쥬르가 동남아권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이유는 철저한 현지 맞춤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베트남에서는 오토바이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오토바이 발레파킹’ 서비스를 도입했다. 아침을 바게트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 식습관을 고려해 관련 제품도 대거 출시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12월 28일 중국 상하이에 해외 200호점인 링원광창점을 열었다. 2004년 처음 해외 매장을 연 지 11년 만에 200호점을 돌파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26개 매장을 새로 열었다. 뚜레쥬르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직영점 위주로 출점해 내실은 더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직영점을 우선 출점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가맹사업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올해 출점 목표인 100개 매장의 대부분이 가맹점이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중국·동남아 시장 공략하는 한국 과자
오리온은 지난해 3분기 중국에서 20억3000만위안(약 370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었다. 중국의 경기침체로 2014년 10월~2015년 9월 중국 제과 시장 1위인 미국 껌 회사 리글리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하고 3, 4위인 미국 몬델리즈와 대만 왕왕이 1~3% 정도 성장하는 데 그친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신장세다.
오리온의 매출 증가를 주도한 제품은 중국에서 ‘야!투더우(감자)’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감자 스낵 ‘오감자’다. 오감자는 지난해 1~11월 중국에서 21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단일 제과 제품 중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오감자가 처음이다.
오감자의 인기 비결은 공격 경영과 함께 철저한 ‘현지화’로 요약된다. 오감자는 중국에서 다섯 가지 맛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이 중 토마토·스테이크·치킨 맛 등 세 가지는 한국엔 없는 제품이다.
올해도 해외시장에서의 성과가 오리온의 주 관심사다. 회사 관계자는 “영업망을 확충해 중국에서 연 10%대의 성장을 이어갈 방침”이라며 “2021년 리글리를 넘어 중국 1위 제과 회사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해외 법인을 설립한 2004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5조원을 돌파했다. 롯데제과는 인도 카자흐스탄 벨기에 파키스탄 중국 베트남 러시아 싱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이들 지역에 총 21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사업장에 근무하는 직원 수는 약 1만2000명에 이른다.
가장 성과가 두드러진 곳은 인도 시장이다. 롯데제과는 2004년 인도에 법인을 세운 뒤 현지 맞춤형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앞세워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코파이 매출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현지 기업 라하트를 인수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는 라하트의 이름으로 사업을 벌였지만,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롯데 브랜드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서는 빼빼로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롯데제과는 누적 매출 5조원을 넘어 ‘아시아 1등 제과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3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20년까지 4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