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디자인은 절제된 단순미와 실용성, 재료의 질감을 최대한 살린 자연미와 뛰어난 기능성으로 특징을 요약할 수 있다. 사람의 눈을 순식간에 사로잡는 화려함은 없을지 몰라도, 오래 지나도 싫증나지 않는 담백한 디자인은 사용자들에게 편안한 느낌을 준다.
겨울이 매우 길고 추으며 유럽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자리한 악조건은 오히려 핀란드만의 고유문화를 생성하고, 발전시키고, 유지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눈이 많이 오는 겨울에는 밤이 길어 핀란드인들은 자연스럽게 실내 생활을 많이 한다. 때문에 가구, 가전처럼 실내에서 자주 쓰는 제품 디자인이 발달했다.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보다 편리하고 기능적이면서 오랫동안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오늘날 핀란드 디자인만의 힘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디자인 중심지이라는 핀란드의 위상을 제대로 느끼려면, 매년 9∼10월에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개최되는 ‘헬싱키 디자인 위크’를 찾아보는 게 좋다. 이 기간에 헬싱키는 거대한 디자인 박물관으로 모습을 바꾼다.
핀란드가 제안하는 최신 북유럽 디자인 트렌드 등에 대해서 상세히 알아볼 수도 있고, 디자인 위크에 참여하는 소규모 디자이너 숍에서 숨겨진 진주같은 디자인의 제품들을 평소보다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헬싱키 디자인 위크측은 올해 행사가 9월1일부터 11일까지 헬싱키 전역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2015 헬싱키 디자인 위크’ 어땠나
작년 헬싱키 디자인 위크 행사는 9월3일부터 13일까지 도시의 미래를 엿보기 위해 ‘타임머신’이라는 주제를 놓고 헬싱키 전역에서 열렸다. 100여개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200여개 행사가 개최됐으며, 전 세계 5만2000여명의 방문객들이 행사를 찾았다.
헬싱키 디자인 위크의 메인 행사는 매년 장소를 바꿔가면서 열리는데, 작년엔 헬싱키 항구 근처 창고를 개조해 만든 ‘L3 디자인 도크’에서 마련됐다. L3 디자인 도크는 창고로 사용하던 공간을 특별한 리노베이션 없이 전시나 세미나를 위한 공간으로 개조한 곳이다.
경쾌한 단색의 북유럽 가구와 나무 등으로 채워진 투박한 내부공간에 시원한 바닷 풍경이 더해지면서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해냈다. 이 곳 이외에도 핀란드 국립 박물관 등 헬싱키 곳곳의 유명 공공장소들이 풍성한 디자인 행사들로 가득 채워졌다.
헬싱키 시내 곳곳에서 열린 행사들에는 디자인 전공자 뿐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참여해 세미나를 듣기도 했다. 디자인을 통해 시민들을 사회변화에 참여시키고, 더 나은 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이 행사의 철학이 헬싱키 시민들에게 잘 전달됐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다.
헬싱키 디자인위크 관계자는 “디자인은 節謙같?발전해 나가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라며 “이런 이유로 2015 헬싱키 디자인 위크의 주제를 타임머신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헬싱키=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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