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신용 등급 8단계 추락… “지원 없인 경영 활동 불가능”
이 기사는 01월13일(05:1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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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의 회사채 값이 액면가 1만원당 5000원 아래로 떨어졌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2012년 7월3일 발행한 5년 만기 회사채(현대상선180)는 이날 장내채권시장에서 액면가의 절반도 안 되는 4983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7월까지만 해도 9000원대 후반이던 채권 값이 6개월 만에 반 토막 났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연 58.421%로 60%대에 육박했다. 이 회사채를 지금 사서 만기(2017년 7월3일)까지 보유하면, 3개월마다 지급되는 이자(연 5.3%)에 채권 시세 차익(액면가에서 시가를 뺀 금액)까지 더해 투자 원금의 60%에 가까운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의미다. 수익률이 높은 대신 투자 원금을 날릴 위험도 크다.
발행 당시만 해도 ‘A0’(투자 등급 10개 중 상위 여섯 번째)였던 현대상선의 신용 등급은 작년 12월 투기 등급(BB+ 이하)인 ‘B+’로 3년여 만에 8단계나 추락했다. 현대상선은 2011년 이후 5년간 연평균 37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9월 말 기준 보유 현금이 2000억원뿐인 데 반해 1년 내 갚아야 할 차입금은 2조2000억원에 달해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 없이는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자구 계획이나 외부 지원 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등급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다.
개인투자자 중심의 시장인 장내채권시장에서는 현대상선180 외에도 현대상선177-2(만기 2016년 7월7일) 현대상선186(2019년 9월10일)도 하루 수천만~수억원씩 거래된다. 이 회사채의 이날 종가는 각각 7700원과 5222원이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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