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백화점 등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 요구

입력 2016-01-1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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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vs 중·대형 가맹점 충돌 조짐

대형마트·홈쇼핑 등도 약 0.1%P 인상 요구받아

연매출 3억 이하 중소가맹점, 지난해 수수료율 인하 영향
정부 가격개입 따른 후폭풍



[ 이지훈 / 강영연 기자 ]
카드회사들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 대형 가맹점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연매출 3억원 이하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평균 0.7%포인트 인하하도록 하면서 올해 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카드사들은 최근 편의점, 약국 등 연매출 3억원이 넘는 일부 중형 가맹점에도 수수료율 인상을 요구해 카드사와 가맹점 간 갈등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롯데백화점은 2개 카드사로부터 가맹점 수수료율을 0.1%포인트 인상해달라는 공문을 받았다. 롯데백화점에 공문을 보낸 카드사 외에도 신한·KB국민·롯데카드 등이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이마트 하나로마트 롯데마트에 수수료율을 0.1~0.2%포인트 올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TV홈쇼핑과 다수의 온라인 쇼핑몰도 수수료 인상을 통보받았다.

카드사들이 백화점 등 대형 가맹점에까지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중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치의 후폭풍 성격이 짙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는 여·야 합의를 거쳐 연매출 2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율은 이달 말부터 기존 1.5%에서 0.8%로, 2억원 초과~3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율은 기존 2.0%에서 1.3%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카드업계는 이로 인해 올해 6700억원 규모의 순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편의점, 약국 등 일부 중형 가맹점에 이어 대형 가맹점에까지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순이익 감소 폭을 어떻게든 줄이기 위해서다. 매출 10억원 이상의 중대형 가맹점 수는 전체 가맹점의 7.7%에 불과하지만, 카드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6%에 달한다. 이번에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한 가맹점은 약 20만곳이다.

카드사들의 이번 조치로 가맹점과의 갈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받은 중형 가맹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고 대형 가맹점도 수수료율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 요구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놓고 벌어진 카드사와 가맹점 간 갈등은 2012년 정부가 카드 수수료율 책정에 개입하도록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개정됐을 때부터 예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시장가격 책정에 간여하면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수익성 보전을 위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각 카드사는 일제히 긴축경영을 선언하고 마케팅 비용을 최대 30%까지 줄였다. 또 소비자 혜택이 큰 상품의 발급을 중단하거나 포廣?혜택을 줄이고 있다. 하나카드는 이달부터 적립 및 무이자할부 혜택이 큰 뉴홈플러스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롯데카드도 이달부터 8개 제휴카드의 발급을 중단했다. 삼성카드는 항공 마일리지 카드의 포인트 혜택을 줄였다.

이지훈/강영연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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