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880선까지 주저앉았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중국 증시의 불안정성이 국내 증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급락 이유로 '미국의 경제 불안'을 지목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14일 "이제 중국보다 미국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국면"이라며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면서 신흥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경기 둔화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가 연초부터 둔화 우려를 낳으면서 통화정책 정상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앞서 미국 증시는 경제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21% 급락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국의 경제 불안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팀장은 "지난 6일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의사록에서 제조업 경기의 둔화 등 미국 경제의 흐름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것이 미국 증시의 급락을 불러왔고 자연스럽게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로 이어졌다"라고 분석했다.
FOMC 12월 의사록에서 제조업 부진에 대한 우려가 드러났다. 미국의 제조업은 지난해 11월, 12월 연속으로 둔화됐다. 11월 건설 지출은 2014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달러 강세로 인한 제조업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의 경우 "중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가운데 미국 증시마저 급락세를 보여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며 "게다가 그간 시장을 이끈 성장주들이 일제히 급락하면서 시장 내 불안감이 더 커졌다"라고 설명했다.
코스피보다 코스닥시장이 더 큰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왔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전략총괄부장은 "미국에서 증시 조정이 진행될수록 국내에선 성장주 위주의 시장 흐름이 대형 가치주(굴뚝주)로 바뀔 수 있다"면서 "코스피보다 코스닥 시장의 조정이 더 깊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중국이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는 진단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증시 불안이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하락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부진한 실물 경제가 금융까지 전이됐고, 저유가와 위안화 문제까지 겹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한 심리가 줄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며 "투자 심리가 안정화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재 팀장은 "증시가 저평가 영역에 들어선 것은 분명하지만 지속적인 반등의 계기가 만들어지기까지는 대내외 변수의 안정이 확인돼야 한다"면서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면서 신중히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