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태 기자 ] 지난 6일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이 수소탄 개발 기술을 상당 부분 확보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수소폭탄의 원리인 핵융합 물질 제조 기술을 확보해 마음만 먹으면 수소폭탄 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과학기술 전문가인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14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바른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북한이 옛 소련과 중국의 전례를 따라 수소폭탄 소형화에 유리한 리튬6와 중수소를 이용한 강화형 핵무기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 위원은 북한이 수소폭탄의 원료가 되지만 생산하기 어려운 삼중수소 대신 자연에 풍부하고 중수소와 쉽게 반응하는 리튬6를 수소폭탄 실험에 사용했다고 분석했다. 이를 원자폭탄에 넣으면 삼중수소가 발생하면서 중수소와 결합해 수소폭탄의 핵융합이 일어난다. 핵 보유국인 옛 소련과 중국에서도 같은 방식의 연구를 진행했고 관련 정보를 북한에서 활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위원은 이번 실험의 폭발력이 6kt(킬로톤)급으로 수소폭탄이라고 보기에 너무 작은 규모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새로운 폭발 방식의 강화형 핵무기를 실험했지만 기폭 부분인 원자폭탄만 터지고 핵융합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폭발 실험이 이례적으로 갱구가 높은 산 아래 지하 700m에서 이뤄진 점과 인원을 통제한 점을 미뤄보면 폭발 위력이 상당히 큰 핵무기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중수소화리튬만을 사용한 수소폭탄 시험은 삼중수소를 썼을 때보다 핵융합이 일어나는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며 “북한이 이번에 이 조건에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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