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란 기자 ] 중국 위안화 약세가 신흥국 경기침체를 촉발할 것이란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크레이그 보텀 슈로더자산운용 이머징마켓 이코노미스트(사진)는 14일 ‘중국 주식과 외환시장 약세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평가절하는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몰고 올 수 있다”며 “이 중 신흥국의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위안화 절하로 신흥국의 상대적인 통화가치가 올라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의 성장동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연초 중국 증시 폭락에 대해서는 “주식시장의 약세일 뿐 중국 경제의 약세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주식시장이 급등락할 경우 매매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 등 기술적 문제가 개인의 대규모 매도세를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은 전체 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에 비해 낮기 때문에 주식시장 약세가 경기 둔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중국 경제 자체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기침체보다는 위안화 약세가 세계 경제에 위험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불거진 이후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역내보다 낮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역내외 위안화 격차를 축소하기 위해 위안화를 사고, 달러화를 파는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자본유출은 심해지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작년 초 달러당 6.2위안에서 최근 6.59위안으로 떨어졌다. 그는 연말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8위안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달러화 강세 기조로 위안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건은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 속도다. 보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한번에 큰 폭의 평가절하를 단행하면 신흥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라며 “중국은 점진적인 평가절하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점진적인 약세를 추진하더라도 통화 약세 추세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은 여전히 위험 요소로 남는다고 덧붙였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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