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요충지' 사우디·이란 챙기는 시진핑

입력 2016-01-15 17:47  

취임 후 첫 중동 방문…에너지·무역 등 경제협력 확대 나설 듯

육상·해양 신실크로드 구축…중동 외교 공세적 전환 '신호'
중동지역 긴장완화 등에 중재자 역할할지 '주목'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사진)이 오는 20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이란·이집트 등 중동 및 북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한다. 중국 주석이 중동지역 국가를 방문하는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최근 중국 외교부는 중국의 중동 외교전략 청사진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우디와 이란 간의 갈등으로 중동지역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을 활용해 중국이 중동지역 영향력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지역 영향력 확대 노리는 中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20일 취임 후 처음으로 사우디·이란·이집트 등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15일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아직 시 주석의 중동 방문 사실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3개국 현지 언론과 외교부는 그러나 최근 시 주석의 방문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시 주석은 2013년 취임 이후 중앙아시아 유럽 동남아시아 남미 등지를 방문하면서 활발한 외교를 펼쳐왔다. 하지만 중동 지역은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수니파와 시아파 간 대립 등이 극심해 섣불리 중동 문제에 개입하면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SCMP는 “시 주석의 이번 중동 방문은 중국의 중동 외교전략이 좀 더 공세적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국 영향력 확대 견제 포석도

중국 외교부도 지난 13일 홈페이지에 ‘중국의 아랍정책’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게재했다. 중국 정부가 중동 외교와 관련한 정책보고서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외교부는 보고서에서 앞으로 중국과 중동 국가 간 협력은 ‘1+2+3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안정적인 원유 수급을 위한 에너지 분야 협력을 핵심으로 하고(1), 인프라 투자와 무역촉진을 양 날개로 한 뒤(2), 장기적으로 원자력·위성·신에너지 등 하이테크산업으로 상호협력을 확대해나가겠다(3)는 것이다.

중국이 이처럼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과 관련이 있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일대일로 정책이란 육상과 해상 양쪽에서 중국~동남아시아~중동~아프리카~유럽을 잇는 ‘실크로드(경제벨트)’를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시 주석이 2013년 카자흐스탄 방문 때 처음 주창했다.

궈샹강 중국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일대일로 정책이 중국의 핵심 국가 아젠다로 채택되면서 중동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이번 중동 방문의 핵심 의제도 일대일로 추진과 관련한 상호협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사우디와 이란 간 국교 단절로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된 미묘한 시점에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이 지역에서의 미국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기독교 국가인 미국은 종교문제에 민감한 중동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중국은 종교 문제에서 자유로운 데다 ‘내정불간섭’을 핵심 외교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어 중동 외교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문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이 사우디와 이란, 그리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에 대해선 철저하게 중립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중동문제연구소 중동모니터의 두드 압둘라 연구원은 “중국 입장에서 핵심 원유 공급원인 중동 국가와 군사기술을 제공하는 이스라엘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카드”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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