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철강…구조개혁·혁신기술에 '사활'

입력 2016-01-19 07:02  

산업 Index

선진국엔 품질경쟁서 밀리고 중국산 저가 공습에 치이고
국내 철강업계 수익 악화 '비상'

포스코, 올해 몸집 줄이기 계속
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고부가 제품 개발로 위기 돌파



[ 김보라 기자 ]
“국내 철강산업은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을 뿌리치는 동시에 선진 철강사를 따라잡아야 하는 ‘넛 크래커’ 상황에 처해 있다. 고부가가치 강재 등 혁신 기술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

한국철강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6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 철강업계가 선진국에 비해서는 기술과 품질 경쟁력에서, 신흥국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현상을 우려한 것이다. 권 회장은 이 자리에서 △과감한 구조 개혁 △상생의 산업상태계 마련 △핵심 기술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생존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철강 수입량, 중국산만 증가

한국에 유통되는 중국산 철강재 수입 단가는 지난달 9년7개월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중국 업체들의 ‘밀어내기식 수출’로 국내 유통 단가가 t당 400달러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시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철강사들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가격 낮추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산 철강재 규모는 2206만t으로 2014년과 비교해 3% 감소했다. 하지만 이 기간 중국산 수입 규모는 24% 증가한 1373만4000t으로 집계됐다. 전체 외국산 철강재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60%에서 작년에는 62.3%로 소폭 증가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수입량이 늘어나는 동시에 단가도 낮아져 국내 철강업계가 전반적으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중국산 철강재 가격은 지난해 8월을 기점으로 약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2월 t당 667달러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뒤 6개월 동안 가격이 22% 하락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하락한 데다 한계상황에 직면한 중국 기업이 늘어나면서 원가 이하 가격으로 물량을 밀어내고 있다”며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지면서 중국산 철강재의 수입 단가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구조조정·고품질로 정면돌파

철강업계는 올해도 구조조정을 지속하며 수익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일제히 올해 철강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玖庸?구조조정과 수익성 강화에 매진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신흥국 경기 침체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일본과 중국의 저가 철강재 공습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기존의 사업구조, 비용구조, 수익구조, 의식구조 등을 모두 깨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비주력 계열사, 주요 자산 등을 매각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힘써온 포스코는 올해도 몸집 줄이기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년간 동부특수강, SPP율촌에너지, 현대하이스코 등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철강재 부문에서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공급과잉 상태에서 출혈 수출을 하고 있는 중국 철강사들, 철강산업 호황기에 형성된 높은 원가 구조 등이 한국 철강사들의 경영 개선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고객 중심으로 모든 과정을 혁신하고 신시장 개척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자”고 당부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도 “올해는 이익을 내는 것 자체가 목표”라며 “최근 중국을 비롯해 반덤핑 관세와 같은 보호주의 무역 때문에 수출이 힘들지만 고부가 제품으로 위기 돌파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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