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창재 기자 ] “세계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돼 있습니다.”
마크 머신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국제담당 대표(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좋은 투자 기회를 확보하려는 글로벌 ‘큰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부분 시장에서 자산 가격이 치솟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 자산에 큰손들이 계속해서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했다.
CPPIB는 운용자산 2730억달러(약 330조원)로 전 세계 연기금·국부펀드 중 15위다. 510조원을 운용하는 한국의 국민연금보다는 덩치가 작다. 하지만 혁신성과 전문성, 수익률 등 질적인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기금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5 회계연도에 406억달러의 투자 수익을 올려 18.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머신 대표는 “어려운 투자 환경 속에서 최대 수익률을 내려면 전문성을 갖춘 강력한 투자 팀을 구성하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CPPIB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인 블랙스톤 같은 민간 운용사 수준의 거액 연봉을 지급하면서 시장에서 전문가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그는 “주식과 채권뿐 아니라 부동산 인프라 사모펀드 등 각각의 자산군과 투자 지역을 잘 아는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머신 대표는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지배구조도 CPPIB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CPPIB에 주어진 유일한 의무는 ‘기금 손실 위험 없이 수익률을 극대화하라’는 것”이라며 “정치·사회적 고려 없이 오로지 연금 수혜자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단순명료한 책무가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CPPIB의 이사회 구성원 중 공무원 등 정부를 대표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덧붙였다.
머신 대표는 ‘CPPIB의 투자가 캐나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CPPIB 운용자산의 85%는 해외에 있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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