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33일째 셀 코리아 '최장 타이' 기록…금융위기 악몽' 시달리나

입력 2016-01-20 15:52   수정 2016-01-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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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희 기자 ]
연초부터 '금융위기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가 역대 최장인 2008년 6~7월(33거래일) 기록을 넘어서기 직전이라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310억원 이상 보유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들은이달 7일부터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하지만 같은 달 6일, 시간외 대량매매(한국항공우주 블록딜)에 따른 일시적인 매수 우위 기록(1641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33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사우디, 중국, 호주, 유럽계 순으로 컸다. 특히 작년 11~12월 두 달 연속 사우디, 중국, 호주계 자금의 이탈 규모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외국인 자금의 증시 이탈이 지속되면서 투자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유가급락이 주요인으로 지목됐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경기 불안감과 원유시장 변동성이 외국인 자금 이탈의 원인"이라며 "두 요인 모두 서로 배타적인 사건은 아니지만 굳이 분류한다면 유가하락이 외국인 매도세의 주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가 계속 하락하자 사우디아라비아를 비沌?중동지역의 재정이 부족해졌고,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오일 머니를 회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에도 배럴당 29달러를 밑돌아 2003년 9월 이후 최저치를 새로 썼다.

김형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의 재정 수입은 약 88%가 석유부분에서 발생하고 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석유 포함 상품 수출이 25%를 차지하고 있다"며 "최근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 기조는 사우디 경제에 악제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진단했다.

중동계 자금 이탈은 심각한 수준이다. 2014년 기준으로 16조원에 달했던 사우디의 한국 주식 보유비중은 지난해 말 11조원으로 31.0% 급감했다. 사우디 자금을 포함한 외국인의 지난해 상장주식 순매도 규모는 3조5000억원. 2011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당분간 오일머니 유출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의 순매도가 유가하락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안정을 찾는 시점까지는 의미있는 매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사우디 자금의 추가 매도세가 진정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우디가 보유하고 있는 한국 상장주식에는 지분투자도 포함돼 있어, 실질적인 보유 규모는 5조4000억원 수준"이라며 "사우디의 추가 매도여력은 2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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