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박 전 원내대표의 글 전문.
"새경제를 위한 강한 정통야당 더민주를 지켜봐 주십시오"
박영선입니다.
오랜 시간 생각하고 또 생각 했습니다.
금처럼 제련된 결정을 내려 보고자 먹을 가는 무념의 마음으로 저를 돌아봤습니다. 왜 떠나도록 했는지, 또 벌어진 일을 어떻게 다시 하나로 만들 수는 없는지 되뇌는 참 가슴 저린 시간이었습니다.
어찌 야당이 이지경이 됐는가에 대한 성찰부터 암울한 대한민국의 현실과 미래까지. 오늘의 결정은 나름 그러한 고심의 결과물입니다.
저는 지금 현재의 자리에 남아 오랫동안 몸과 마음을 다해 정성을 쏟아온 경제정의, 사회정의를 위한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우리 당의 혁신에도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겠습니다.
답답함과 혼돈 속에서 영롱한 결정체를 보게 된 것은 신영복 선생님을 떠나보내며 다시 읽게 된 그분의 글이었습니다.
“붓을 가누어 그은 획이 비뚤 沮?버린 때에 우선 부근의 다른 획의 위치나 모양을 바꾸어 그 실패를 구하고자 한다.”
선생의 ‘서도관계론’(書道關係論)은 인연과 관계의 소중함에 대한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지금 그어진 획이 잘못 되었을 때 부근의 다른 획의 위치나 모양을 바꾸어 실패를 구한다는 것은 결국 오랜 사람과 사람간의 뜨거운 연계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발길을 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2014년 여름.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쏘아야 했던 여름.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 때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쏘던 아픔은 저를 성숙시키고 발효시킨 스승이 되었습니다.
다만 그때 당이 변화를 수용했더라면 지금의 분열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은 남습니다.
작년 가을부터 야당의 새로운 길은 중산층 복원, 불평등 해소, 독점 사회 타파를 통한 기회의 나라 대한민국,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있다고 절감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새 경제를 위한 경제정당으로의 변신이 절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선거용으로만 부르짖고 폐기한 경제민주화를 실천하는 것이 청년일자리와 젊은이의 미래를 약속하는 길이라 여겼습니다. 극심한 불평등과 가난의 대물림을 해소하는 길이라 봤습니다.
이제 국민적 갈망이 담긴 경제민주화의 길. 그 실천가능성이 더불어민주당에 찾아왔습니다.
저는 제가 그동안 해왔던 대로 경제정의, 사회정의를 위한 경제민주화와 정치혁신의 길에 미력하나마 매진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당을 떠났습니다. 또 많은 분들이 당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오셨습니다. 떠나신 분들과 새로 오신 분들 모두가 소중합니다. 모두가 민주주의라는 성곽을 이루는 주춧돌이요 벽돌입니다. 언젠가는 하나가 되어야 할 식구입니다. 이 마음을 잊지 말고 함께 힘을 모아 야권을 통합의 힘으로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새로운 길과 변화에 대한 광주, 전남 여러분의 열망 잘 알고 있습니다. 광주양동시장에서 저에게 해주시던 말씀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미워도 다시 한 번, 이제 그 열망을 모두 녹여 혁신의 동력으로, 지혜의 힘으로 모아주실 것을 간곡한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대한민국을 절망의 나락으로 몰고 가는 박근혜 정권에 맞서 거친 파도를 헤치고 희망의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가야할 임무가 있습니다. 더 정의로운 대한민국, 더 공정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변화를 위해 자갈밭 길을 선택하신 안철수 대표님. 변화를 향한 간절함이 꼭 성공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서로 승리하는 길을 찾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알에서 깨어나려면 안팎에서 함께 부리를 모아 쪼아서 세상을 열어야 한다는 4자성어 줄탁동시(?啄同時). 그 마음으로 그렇게 안과 밖에서 힘을 모아 가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이제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바꿔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는다는 각오로 강한 정통야당의 모습을 되찾아 국민과 더불어 대한민국에 희망을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
새경제를 위한 강한 정통 야당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켜봐 주십시오. 저희에게 때론 채찍을 때론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십사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어긋남 없도록 몸이 부서져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 1. 21.
박영선 올립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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