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옆자리서 업무보고 받은 일반인 누구?

입력 2016-01-21 18:45  

청와대, 부처 핵심정책 최종 수요자 초청 '현장 토론'

'화장품 중기' 경영 이경숙 대표
"정부가 어려운 현실까지 파악…1대1 수출 상담 주선 인상적"

휴학하고 창업한 김정헌 씨
"대학생 창업지원제도 수혜…1월에만 매출 2800만원 올려"

'한부모 가족' 주부 박소연 씨
"양육비·임대주택 등 혜택…온라인 신청할 수 있게 해달라"



[ 장진모 기자 ]
창업에 뛰어든 김정헌 경북대 3학년 휴학생. 혼자 다섯 살 딸아이를 키우는 박소연 주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밤잠을 설치는 화장품 중소기업 뷰티콜라겐의 이경숙 대표. 정지영 현대백화점 전무.

지난 14, 18, 20일 세 차례 진행된 정부 신년 업무보고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헤드테이블에 앉은 일반인 참석자의 면면이 주목을 끌고 있다. 20일 업무보고에서 박 대통령 바로 옆에 앉은 김정헌 씨는 대학생 창업지원제도의 수혜자다. 그는 3학년 때 가죽제품 제조회사 코자라를 창업했다. 하지만 학업과 병행하기 힘들어 고민하던 중 ‘창업휴학제도’가 생긴 것을 알고 지난해 휴학한 뒤 비즈니스에 전념했다. 김씨는 전화 통화에서 “1월에만 벌써 28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올해도 휴학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씨는 “어머니께서 대통령과 함께 앉아 있는 사진을 대문에 붙여놓으셨다.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국무총리 옆자리에 앉은 박소연 씨는 주민센터를 ‘복지 허브’로 만들겠다는 정책의 수요자다. 박씨는 남편과 사별한 뒤 한참 동안 힘들게 살다 정부가 ‘한부모 가족’에 아동양육비, 임대주택 입주 등을 지원해준다는 주민센터 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뒤늦게 혜택을 받기 시작했다. 박씨는 토론회에서 한부모 가족신청을 온라인으로도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곧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 업무보고 행사에 민간인 참석자는 어떻게 선정될까. 청와대는 중점 추진정책의 최종 수요자 가운데 토론 주제에 적합한 인물을 각 부처에서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작년 말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업무보고가 형식적으로는 대통령에게 하는 것이지만 국민에게 보고하고 약속드리는 자리”라며 “다양한 정책 수요자가 참여해 현장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14일 업무보고 때 참석한 이경숙 뷰티콜라겐 대표는 “정부가 중소기업의 어려운 현실까지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며 “과거에 늘 규제만 해오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출 1 대 1 상담회까지 주선하겠다고 한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전무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국가브랜화하자”고 제안했다. 정 전무는 통화에서 “주무장관께서 그 자리에서 ‘협업을 통해 그렇게 하겠다’고 피드백을 주셔서 너무 고마웠다”며 “아쉬운 점이라면 토론시간이 다소 짧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불량에 알코올중독자 신세로 지내다 구미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도움으로 금오산맥우영농협조합 주방장으로 자립한 김태용 씨의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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