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캠퍼스 잡앤조이] 월 60만원 받던 '태권도 알바생'…광고전단 없이 체육관 성공 비결?

입력 2016-01-22 20:18   수정 2016-02-01 10:18

박준호 태권도 체육관 관장


[ 이도희/이승재 기자 ] 1998년, 중학교 2학년생이었던 박준호 군은 아버지에게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통보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축구선수로 활약했지만 몸이 너무 힘들어 다른 길을 찾아야 했다. 당시 주변 친구들이 많이 하던 태권도로 눈을 돌렸다. 중2에게 가장 초급반인 흰띠는 많이 늦은 축에 속했다. 다행히 축구로 다져진 체력과 근육 덕분에 남들보다 발전 속도가 빨랐다. 관장에게서 추천서를 받아 일반 고등학교의 선수전형으로 입학했다. 남보다 모자란 실력을 따라잡기 위해 모든 훈련이 끝나는 오후 9시 후에도 한 시간씩 더 개인 운동에 매진했다. 그 결과 고등학교 2~3학년 때는 전라남도 대표에 발탁돼 메달도 거머쥐었다.

대학교 1학년 때 그는 친구를 따라 놀러간 400명 규모의 한 대형 체육관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렸다. 태권도 체육관 관장이 되는 것이었다.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단계는 아르바이트였다. 첫 방학 때 그 도장을 다시 찾아 “돈을 한 푼도 받지 않을 테니 사범으로 써 달라”고 부탁했다.

급여의 절반인 60만원을 받고 청소부터 시작했다. 活揚?스승으로 모시며 곧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게 됐고, 학부모 상담에도 참여했다. 커피를 타고 심부름도 해가며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상담 노하우를 익혔다. “답은 두 가지였어요. 지리적 요건과 관장님의 경영철학. 특히 제 스승이었던 관장님의 철학은 ‘수업은 집에 도착해 부모님께 다녀왔습니다 하고 인사하기까지’라는 것이었어요. 즉 인성을 가장 중시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스승의 교육방식 장점에 자신의 노하우를 더해 독자적인 교습법을 갖게 됐다. 2008년 여름 박씨는 아버지에게 5000만원을 지원받고 5000만원을 대출받아 경기 화성 동탄의 60명 규모 체육관을 인수했다. “첫 1년 동안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차량 운영 문제부터 학부모를 대하는 것까지 현실은 생각과 너무 달랐죠. 일단 ‘아이들부터 잘 가르치자’고 결심한 뒤 모든 전단 광고를 끊고 교육에만 매달렸어요.” 입소문의 힘은 컸다. 한 기수를 돌고 난 뒤 그의 도장에서 어느덧 두 배인 120명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었다. 1년 뒤 현재의 용인시 120명 규모 체육관을 인수해 새롭게 시작했다.

그의 또 다른 경영철학은 ‘디테일’이다. 수업이 늦어지면 부모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아이가 조금 늦게 도착할 것 같으니 추운데 미리 나와 계시지 말라”고 배려한다. 그는 첫 도장을 열기 위해 빌린 5000만원을 2년 만에 갚았다. 지금은 학생 수를 300명으로 늘렸고 매월 저축하는 돈만 800만원에 달한다고 했다.

글=이도희 기자/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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