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주(株)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유럽발(發) 테러 공포가 지나간 자리에 실적 부진과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 겹쳤기 때문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지난 22일 각각 9만2300원, 3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초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하나투어 주가는 52주 최고가(20만5000원)와 비교했을 때 54.98% 미끄러졌다. 모두투어의 경우 52주 최고가(4만5500원)보다 31.21%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여행주의 작년 4분기 실적은 원·달러 환율 급등(원화 약세)과 테러 우려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을 것"이라며 "투자심리도 나빠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HMC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하나투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4.9% 감소한 84억원, 매출은 10.5% 증가한 106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 영업이익은 24.1% 줄어든 34억원, 매출은 23.2% 늘어난 504억원으로 봤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여행주 주가는 ASP 하락과 원화 약세에 따른 해외 출국자수 감소 우려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중국 위안화가 절하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파리 테러와 잇따라 발생한 인도네시아, 터키 테러는 해외여행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올해 들어 원화 약세 흐름까지 나타나면서 여행주 투자 심리가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작년 3분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상품 할인을 진행해 감익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여행주 부진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행주를 다시 매수할 시점은 오는 2월 또는 4월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2월은 설날 연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4월의 경우 유럽 노선이 성수기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매수 시점은 투자 심리 회복이 기대되는 2월"이라며 "설 징검다리 연휴와 삼일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 연구원은 여행주가 외부 요인에 민감하지만 회복기에는 다른 산업보다 주가 회복 속도가 빠른만큼 재매수 시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노선의 최대 성수기가 시작되는 4월도 안정적인 재매수 시점"이라며 "4월에는 장거리 수요 증가로 ASP가 올라가 본업에서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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