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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상여금은 매월 받는 월급과 달리 쉽게 써버리는 경향이 있다. 평소 가격이 부담스러워 구경만 했던 물건을 사기도 하고, 곧 받게 될 보너스를 생각하며 부모, 형제, 친구들에게 미리 인심을 쓰기도 한다. 같은 돈이라도 어떻게 얻게 됐는지에 따라 그 돈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을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라고 한다. A씨는 200만원의 보너스를 한 번에 받고 B씨는 17만원씩 12개월로 나눠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B씨는 200만원이 추가로 얻은 소득이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라고 생각하므로 지출을 신중하게 결정하게 된다.
반면 A씨는 갑자기 200만원이란 ‘공돈’이 생겼다는 생각에 이 돈을 상대적으로 더 쉽게 지출할 가능성이 높다. 우발적으로 생긴 돈은 ‘없어도 그만’이라는 심리로 인해 과감한 지출을 하게 되는 공돈 효과(house-money effect)로 이어지기 쉽다. 결국 같은 돈인데도 A씨와 B씨는 심리적으로 다른 계좌에 이 돈을 넣어두고 쓰게 된다.
이 같은 심적 회계의 특성을 이해하면 추가로 생기는 소득을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다. 우선 마음속에서부터 이런 상여금이 공돈이 아니라, ‘내가 열심히 일해서 얻은 정당한 대가’라는 꼬리표를 붙여두자. 그리고 돈은 받자마자 저축계좌로 돌려두자. 자녀 학자금, 노후자금 등 나와 내 가족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돈이라는 이름표를 붙여두면 쉽게 이 돈을 쓰고 싶지 않은 심리적 저항이 생긴다. 쉽게 꺼내 쓸 수 없도록 일반통장보다는 정기예금에 넣어두는 게 낫다.
만약 이 돈이 노후자금을 위한 것이라면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만들어 넣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난해 초부터 퇴직연금에 한해 추가적으로 300만원까지 세제 혜택이 늘어난 만큼 ‘연말정산 환급금’이란 보너스에 추가 혜택까지 1석2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원아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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