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환 기자 ] 발뮤다는 지난해 5월 토스터기 ‘더 토스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이 나온 과정도 발뮤다를 파산 직전에서 구한 선풍기 ‘그린팬’과 비슷했다.
‘더 토스터’가 나오기 1년 전부터 데라오 겐 발뮤다 사장은 토스터를 내놓고 싶다는 얘기를 하고 다녔다. 2014년 5월 데라오 사장은 회사 근처 공원에서 전 직원이 참가하는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비가 왔지만 천막을 치고 강행했다.
토스터 개발에 몰두하던 시기여서 한 직원이 “사장님, 숯불에 빵을 한번 구워 봅시다”고 제안했다. 기대 이상으로 맛이 좋았다. ‘이 맛을 낼 수 있으면, 이것이 발뮤다의 제품’이라고 데라오 사장은 생각했다.
하지만 회사로 돌아와 아무리 숯불에 빵을 구워도 그 맛이 안 나왔다. 고민하던 차에 누군가가 “바비큐 파티를 한 날은 비가 왔어요”라고 말했다.
순간 맛의 비결이 수분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 시내 유명 빵집의 주방도 찾아갔다.
빵 굽는 기계에는 온도조절기뿐 아니라 스팀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물은 공기보다 온도가 빨리 상승해 스팀 속에 빵을 구우면 표면은 바삭하고 내부엔 수분이 남아 부드러움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구울 때 수분과 온도 조절을 반복했다. 데라오 사장은 토스트만 5000장 이상을 먹었다.
‘더 토스터’는 흡입구에 넣은 물을 가열해 본체 내부를 수증기로 채우고 히터를 통해 굽는 방식이다. 데라오 사장은 “아침 빵이 맛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고급 토스터가 아니라 ‘맛있는 토스터’를 개발하려 했다”고 말했다.
무사시노=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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