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항공 "무조건 줄서라"
한꺼번에 수만명 몰려
[ 임원기/고재연 기자 ]
기록적인 폭설과 강풍으로 폐쇄된 제주공항이 42시간 만인 25일 오후부터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으나 ‘공항 대란(大亂)’은 계속되고 있다. 발이 묶인 9만여명의 여행객이 한꺼번에 제주공항으로 몰려들면서 공항 대기실은 이른바 ‘대탈출’ 현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저비용항공사 등 일부 항공사의 매뉴얼 없는 대응이 대란을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 저비용항공사는 공항이 폐쇄된 지 36시간이 지나도록 대기번호표도 나눠주지 않은 채 무작정 승객을 기다리게 하는 등 무(無)매뉴얼·무원칙 대응을 반복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으나 공항에 대기한 여행객 수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공항 정상화 발표를 듣고 한꺼번에 몰려든 여행객으로 대기실은 밤늦게까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이들 중 상당수는 대기번호표조차 받지 못한 승객이었다. 저비용항공사들이 대기번호 없이 줄을 선 순서대로 비행기를 탈 수 있다고 안내하면서 무작정 공항으로 몰려든 것이다. 진에어,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에어 貫? 티웨이항공 등의 카운터에만 2만여명의 승객이 모여 줄이 공항 밖으로까지 이어졌다. 인파가 몰리면서 제주공항은 오후 한때 통신이 두절되기도 했다.
공항이 정상화하면서 국토부는 임시 항공편 등을 투입, 27일까지 발이 묶인 승객을 모두 육지로 실어나른다고 했지만 저비용항공사들은 투입할 임시편이 없어 상당수 승객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저비용항공사 승객 사이에선 대기 순서를 기다리다간 이번 주말에나 제주를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제주=임원기/고재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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