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실업률 22%…공식 통계 9.2%보다 두 배 웃돌아
정부 매년 2조 쏟아붓지만 취업 성공자 26%에 그쳐
그나마 비정규직·저임 많아
[ 김주완 기자 ] 정부가 매년 2조원 규모의 예산을 청년 일자리 창출에 쏟아붓고 있지만 청년층이 느끼는 체감 실업률은 22%에 달했다. 이는 정부 공식 통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청년 체감 실업자’도 109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청년 고용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년 5명 중 1명 ‘사실상 실업자’
통계청이 발표하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만 15~29세) 실업자는 39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공식 실업자(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일 뿐이다.
통계청이 2014년 11월부터 보조 지표로 발표하는 체감 실업률로 계산(통계청 산하 한국통계진흥원 분석)하면 지난해 청년 실업자는 108만9000명으로 불어난다. 이를 반영한 청년 체감 실업률은 22.0%로 공식 청년 실업률(9.2%)의 두 배가 넘는다.
109만명 규모의 체감 실업자는 공식 실업자 39만5000명에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싶은 청년 근로자 6만9000명과 구직활동을 안 하고 있지만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할 의지도 있는 잠재경제활동인구 62만3000명을 합한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일하고 싶은 욕구가 완전히 충족되지 못한 노동력’도 실업자 통계에 포함할 것을 각국에 요구해 뽑아낸 것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싶은 청년 근로자’는 근로시간이 한 주에 36시간 미만이면서 추가로 취업을 원하는 근로자를 말한다. 취업 준비 중인 아르바이트생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 잠재경제활동인구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했지만 취업이 불가능했던 사람과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이 기간에 취업을 희망했고, 취업도 가능한 사람을 뜻한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학교를 졸업한 뒤 학원 등에 다니는 취업 준비생이나 고시생, 취업을 원하는 젊은 주부 등이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은 ‘헛바퀴’
심각한 청년 실업은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부족한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들어 2013년 ‘청년 맞춤형 일자리대책’을 시작으로 지난해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까지 총 여섯 건의 청년 일자리대책이 나왔다. 올해 청년 일자리 예산은 2조1213억원으로 매년 2조원이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한국고용정보원에 의뢰해 작성한 ‘청년 고용대책 이행 사항 모니터링 및 실효성 제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청년 고용대책 사업으로 일자리를 맨?비율은 26.4%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 중 절반(42.4%) 정도는 비정규직이었다. 또 취업자의 32.7%는 월평균 임금이 150만원 이하로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9월 정부의 청년 고용사업에 참여한 남녀 500명을 설문조사해 작성됐다.
■ 체감 실업률
‘근로 시간이 주당 36시간 미만이면서 추가로 취업을 원하는 근로자’와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했지만 취업이 불가능한 경우’를 모두 실업자로 보고 계산한 것이다. 공식 실업자는 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4주간 일자리를 찾았지만 한 시간 이상 일하지 못한 사람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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