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중도우파 바람, 포르투갈에도 '상륙'

입력 2016-01-25 19:14  

새 대통령 헤벨루 지 소자 당선
유권자들, 중도좌파 정부 '견제'



[ 임근호 기자 ] 포르투갈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무소속 마르셀루 헤벨루 지 소자 후보(68·사진)가 52%의 득표율로 24일(현지시간) 당선됐다. 그는 재정적자 축소를 지지해 의회 과반을 차지한 좌파연합의 반(反)긴축정책에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의원내각제에 대통령제를 가미한 포르투갈에서 행정권은 의회 다수당 대표인 총리에게 있지만 대통령은 의회 해산권과 법률안 거부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헤벨루 지 소자 당선자는 20대에 주간지 ‘이스프레수’를 창간했고 1974년 중도우파 사회민주당 창당에 기여했다. 국회의원과 장관을 역임하고 1996년부터 3년간 사회민주당 대표를 지냈다. 2000년대 이후 TV 정치평론가로 나서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리스본대 법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대 최다인 10명의 후보가 난립한 이번 대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안토니우 삼파이우 다 노보아 후보는 22.89%, 급진좌파 성향의 마리사 마티아스 후보는 10.13%를 얻는 데 그쳤다.

헤벨루 지 소자 당선자는 당선수락 연설에서 “다리를 놓고 상처를 치유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통합과 타협을 강조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그는 “대통령은 불안정이 아니라 안정 요인이 돼야 한다”며 “현 정부의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후보로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민주당은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국민당과 연정으로 총 230석 중 107석을 확보, 재집권에 성공했다. 하지만 11월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당(86석)이 급진좌파인 좌익블록(19석), 공산당(15석), 녹색당(2석) 등과 좌파연정을 꾸려 중도우파인 페드루 코엘류 정부를 밀어내고 사회당 대표인 안토니아 코스타를 총리로 한 새 내각을 구성했다.

이후 좌파연정은 최저임금과 복지수당 인상, 민영화 중단 등 반긴축정책을 펴고 있다. 포르투갈은 2014년 5월 3년 만에 구제금융을 졸업해 모범적인 위기 극복 사례로 평가받았지만 좌파연정이 들어선 이후 투자자들 우려는 다시 높아지고 있다. 포르투갈의 국가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28%로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이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세 번째로 높다.

영국 BBC는 “중도우파 대통령의 당선으로 좌파연정 내에서 불협화음이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국가부채와 경기둔화가 문제로 떠오르면서 영국 덴마크 핀란드 등 유럽 각국 선거에서 중도우파 정당이 승리하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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