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희 전 맥쿼리캐피탈 회장, 임석정 전 JP모간 한국대표 등
한국 IB 1세대 모두 업계 떠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이뤄
[ 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1월26일 오후4시30분
한국 투자은행(IB)업계의 마지막 1세대 투자은행가 양호철 모건스탠리 한국대표가 업계 입문 32년 만에 일선에서 물러났다.
26일 IB업계에 따르면 양 대표는 올해 1월1일부터 모건스탠리 한국대표에서 물러나 고문격인 회장에 임명됐다. 모건스탠리 관계자는 “10년 이상 한국 대표직을 맡아온 양 회장이 경영일선을 떠나면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시도하게 됐다”며 “양 회장은 앞으로 고객관리부문을 맡아 한국시장에서 모건스탠리의 입지를 넓혀가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에는 한승수 주식부문 대표가 한국 대표를 겸임하게 됐다.
1955년생인 양 회장은 1983년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고, 1985년 대신증권에 입사하며 금융투자업계에 입문했다. 1997년 동서증권 부사장에서 모건스탠리 한국대표로 영입된 이래 19년 동안 골드만삭스와 함께 ‘양대 IB’로 꼽히는 모건스탠리를 이끌어왔다. 두산그룹 관련 거래를 전문으로 맡아왔으며 지난해엔 모건스탠리가 대우증권 유력 인수후보이던 KB금융지주 인수자문사 자리를 따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IB업계는 양 회장처럼 1990년대 초중반 외국계 증권사 대표를 지낸 인물을 ‘한국 IB업계 1세대’로 분류한다. 1992년 한국인 최초로 외국계 증권사 대표를 맡은 윤경희 전 맥쿼리캐피탈 회장과 1994년 34세의 나이에 대표에 취임한 임석정 전 JP모간 한국대표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IB업계 1세대는 고객과의 끈끈한 관계를 바탕으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쏟아지는 기업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기업 인수합병(M&A) 불모지이던 한국에 선진기법을 소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4년 말 윤 전 회장이 맥쿼리증권 고문 및 한양대 석좌교수로 물러나고 지난해 8월 임 전 대표가 영국계 사모펀드(PEF) CVC캐피털로 이직하면서 양 대표는 마지막 남은 1세대로 불려왔다.
IB업계 2세대에는 이들 뒤를 이어 안성은 도이치은행그룹 한국대표와 박태진 JP모간 대표(이상 1961년생), 박성우 노무라금융투자 IB대표(1964년생), 박장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대표(1965년생), 이천기 크레디트스위스(CS) 한국대표(1966년생) 등 1960년대생이 포진하고 있다. 박승구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대표와 조상욱 모건스탠리 IB 공동대표(이상 1968년생), 홍원준 UBS 대표(1969년생)에 이어 정형진·최동석 골드만삭스 IB 공동대표(이상 1970년생), 김기준 모건스탠리 IB 공동대표(1971년생) 등 1970년대생 대표도 속속 등장하면서 세대교체 바람이 강해지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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