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달러 시장 뜬다"…불붙은 '바이오 CMO' 경쟁

입력 2016-01-27 19:27  

삼성바이오로직스 증설 소식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도 투자 '맞불'


[ 김형호 기자 ]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시장 주도권 경쟁이 불붙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격적인 시설투자에 나서자 글로벌 선두업체인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이 대규모 증설로 맞불을 놓는 등 글로벌 1위 다툼이 본격화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베링거인겔하임은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 5억달러를 투자해 연 15만L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공장투자를 결정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신규 공장의 생산능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달 초 인천 송도에 8000억원을 들여 연 18만L 규모 제3공장 증설 계획을 공개한 직후 나온 행보여서 더욱 주목된다. 베링거인겔하임은 그동안 24만L로 알려졌던 연간 생산능력도 30만L로 정정했다. 이 경우 베링거인겔하임은 연 생산능력이 28만L인 스위스 론자를 제치고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능력에서 1위로 올라선다. 여기에 빈 공장의 15만L까지 더할 경우 연간 생산능력이 45만L로 급증한다.

베링거인겔하임이 이례적으로 연간 생산능력까지 공개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후발 업체들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전략으로 풀이된다. 볼프강 바이커 바이오의약품 시설운영 담당이사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2018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능력 글로벌 1위를 목표로 잡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연 18만L 생산능력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쟁업체를 압도하는 ‘규모의 경제’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인천 송도에서 제3공장 착공에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의약품 증설 경쟁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2006억달러 규모이던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19년 3867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11.5%에 달해 연 4~5% 수준인 합성의약품을 크게 앞선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바이오 업체들이 늘어나는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위탁생산 물량을 늘리고 있다”며 “이를 겨냥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증설에 선두 업체들이 본격적인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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