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칼럼 재규어 수석디자이너 "뉴 XJ에 재규어의 역동성·고급감각 담았다"

입력 2016-01-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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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최진석 기자 ]
“전통의 계승이란 옛것을 답습하는 게 아닙니다. 전통의 가치를 재해석하는 작업이죠.”

이안 칼럼 재규어 수석디자이너(사진)는 지난 2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뉴 XJ’ 출시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통에 치우치면 자동차의 디자인이 과거에 머물게 되므로 과거와 현대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며 “이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보다 전통을 재창조하는 작업이 더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뉴 XJ는 재규어를 대표하는 플래그십(기함) 세단이다. 이안 칼럼은 6년 전인 2010년 XJ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그전까지 ‘고리타분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재규어의 디자인을 완전히 바꿨다. 이번에 출시된 뉴 XJ는 이전 XJ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뉴 XJ의 한국 출시를 맞아 재규어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이안 칼럼이 직접 방한했다. 그는 뉴 XJ에 대해 “재규어 디자인의 핵심인 역동성과 고급스러움이 담겼다”고 강조했다.

뉴 XJ는 한층 정제된 보디라인으로 재규어만의 정체성을 나타냈다. 날렵한 지붕 모습 외에도 영어 알파벳 ‘제이(J)’ 모양을 적용한 ‘더블제이(JJ)’ 주간주행등은 멀리서도 한눈에 XJ임을 알아 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실내 디자인은 고급 요트를 연상시켰고, 다이아몬드 패턴의 퀼팅 가죽 시트가 추가됐다. 판매 가격은 1억950만~2억2670만원이다. 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 국산차 중에선 제네시스 EQ900이 경쟁 차종이다.

이안 칼럼은 “차를 디자인할 때 다른 모델과 차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가 전면부의 그릴이다. 그는 “소비자에게 일관된 얼굴을 각인시키기 위한 재규어의 아이콘”이라며 “S클래스와 7시리즈, 아우디 A8 모델과 비교할 때 차별적이고 독보적인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어느 디자인이 더 나은지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

그는 자동차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로 ‘타협의 기술’을 꼽았다. 자동차를 제작할 때는 법규의 제약을 받는다.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구현하기 힘든 디자인도 있다. 이안 칼럼은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판단해야 한다”며 “외부 제약을 무시하거나 무조건 양보하는 게 아니라, 주어진 조건을 잘 활용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 디자이너가 꿈인 젊은이들에게 예술과 공학을 균형 있게 공부해야 한다고 추천했다. “자동차 디자인은 한 기업을 살릴 수도 있고, 망하게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중요한 것을 배우기 위해서는 학창시절에 수학과 엔지니어링을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미술공부와 같은 비중으로 卉峠歐?바랍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다음 세대의 재규어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10년은 재규어의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고 다양한 모델을 하나의 가족으로 묶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지금은 다음 세대의 재규어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과는 또 다른 혁신을 향해 디자인해야 하기에 매우 어려운 작업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흥미롭기도 하죠.”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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