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한국GM 부평 본사에서 제임스 김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노조 간부들은 미래발전위원회를 열어 임팔라 국내 생산 문제를 놓고 서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사측은 이 자리에서 임팔라의 국내 판매 기준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국내 생산을 위한 물량은 당초 제시한 연간 1만대가 아닌 3만대는 확보돼야 가능하다는 것. "임팔라 국내 판매량이 3만대를 넘지 않으면 투자 대비 이익을 얻기 어려워 채산성이 떨어진다"는 게 사측 주장이다.
한국GM 노동조합에 따르면 사측은 사실상 이날 임팔라 국내생산 사업타당성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출했다. 고남권 지부장은 "비용문제가 아닌 한국GM 이미지 향상과 내수판매 확대 전략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GM의 이같은 제안은 결국 임팔라의 국내 생산 가능성은 없다는 뜻과 다름아니다. 3500만~4200만원 가격의 준대형 세단이, 그것도 수입산 자동차가 한해 3만대 팔리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임팔라는 미국에서 들여오는 '수입산'이란 특성 때문에 물량수급에 어려움이 있다. 주문은 수천대 밀려 있으나 지금도 3개월은 기다 종?차를 출고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자칫 물량 확보가 안되면 공급 지연문제가 커질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일부 고객들은 계약을 취소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아자동차의 신형 K7과 르노삼성자동차 SM6 등 비슷한 차급의 신차들이 연초부터 시장 공략에 나선 만큼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임팔라의 신차 효과가 경쟁차의 등장에 사라질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28일 기자와 통화한 노조 측 관계자는 "당초 1만대에서 3만대로 늘어났는데 우리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라며 "다음달 중 국내 생산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사측에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노조는 전날 간부합동회의를 열어 총파업 관련 안건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이 임팔라 국내생산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으면 파업 투쟁에 나서겠다고 맞서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아직도 완전히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지만 사측 입장은 이미 국내생산 불가능 쪽으로 기울었다.
임팔라는 국내 소비자들이 기다렸던 차였고 초반 반응은 뜨거웠다. 한국GM 노조는 짧게나마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던 히트상품을 부평공장에서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한국GM은 미국산 임팔라의 국내 생산 가능성을 정말 열어놓고 있는 것일까. 한국GM 경영진의 실현 불가능한 제안에 노조와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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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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