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4분기 아이폰 판매 증가율 사상 최저
올해 스마트폰시장 성장률 한 자릿수 그칠 듯
[ 박희진 기자 ]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를 넘어 정체기로 진입하고 있다. 스마트폰 신규 수요가 급감하면서 삼성과 애플 등 전통적 강자부터 샤오미 등 신흥 도전자들까지 실적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자업계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29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확정 실적 발표를 통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이 2조23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3% 늘었지만, 3분기보다는 7% 감소해 지난해 분기 성적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불과 2년 전인 2014년 1분기 6조원을 웃돌던 IM 영업이익은 지난해 매분기 2조원대에 머물며 저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대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4분기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재고 처리를 위해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점도 영업이익에 부담이 됐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IM만 전 사업부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지난해 IM 영업이익은 10조1400억원으로 2014년 대비 30% 뒷걸음질쳤다.
이에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기여도도 반도체 부문에 밀렸다.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48%인 반면 IM은 38%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름 잡아온 애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애플은 지난 26일(현지시간) 4분기 아이폰 판매대수가 74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대수 증가율은 2007년 첫 제품 발매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애플 수익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아이폰의 판매가 저조하면서 실적 성장세도 큰 폭으로 꺾였다. 애플의 4분기 매출은 75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 증가율은 2013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
애플은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 둔화와 달러 강세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중저가폰이 주력인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도 안심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샤오미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7000만대로 당초 최저 목표치인 8000만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줄줄이 부진한 성적을 거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올해 시장 역시 어둡게 보고 있다.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사업 영업환경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특히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함께 예전 모델의 단종으로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스마트폰 및 태플릿 수요는 한 자릿수로 성장할 것"이라며 "시장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 등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제품력 강화 및 라인업 효율화를 통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7%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2010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70%에 달했으나 2012년 40%대, 2014년 20%대로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지난해에는 9%까지 떨어져 사상 처음으로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애플도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올 1분기 매출 목표를 500억~53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4~16% 줄어드는 수준으로, 목표액을 달성하더라도 애플 매출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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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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