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기업들 '실적 절벽'] 포스코 왜 적자 났나

입력 2016-01-28 17:57   수정 2016-01-29 09:15

해외 광산 등 평가손 1조 넘어

"수익성 위주 혁신 추진"



[ 김보라 기자 ] 포스코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냈다. 960억원 적자다. 물론 영업이익은 2조4100억원을 기록했다. 비교적 선방했다. 하지만 투자손실 등으로 인해 1968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포스코는 28일 기업설명회(IR)에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58조19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줄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2조4100억원으로 25% 감소했다. 순이익은 2014년 5567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포스코가 순손실을 낸 것은 환율 변동,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영업외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 포스코는 약 50억달러의 외화부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원화값이 떨어지며 외화손실 규모가 6900억원대로 불어났다. 신흥국 화폐가치 하락으로 광산 등 해외 투자자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8600억원대 손실을 기록, 평가손실만 1조564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신일철(옛 신일본제철)과의 소송합의금으로 약 3000억원을 지급한 것도 실적에 반영됐다.

적자전환의 주범은 대외요인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포스코 영업이익은 2011년 5조4677억원에서 지난해 2조4100억원으로 줄었다. 반토막 났다. 부실 계열사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

170개가 넘는 포스코의 해외법인 중 절반가량이 저수익 또는 적자 법인이다. 포스코가 3조원 넘게 투자해 2013년 준공한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 제철소는 201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000억원대 적자를 냈다. 중국 스테인리스공장인 장자장포항불수강도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권오준 회장이 추진해온 고강도 구조조정은 일부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포스코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5조7000억원 줄었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인 78.4%로 낮아졌다. 철강 판매량 역시 3534만t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권 회장은 “연결기준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수익성 관점에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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