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침대 "템퍼·씰리 맞서 고급 브랜드 내놓겠다"

입력 2016-01-28 18:04  

안성호 사장, 프리미엄 시장 공략 선언

300만~600만원 제품 내놔
고급원단 등 차별화
5개 등급, 특정매장서 판매

빅데이터 적용 침대도 개발



[ 김희경 기자 ] 국내 침대시장은 지난 30여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의 장남 안성호, 차남 안정호 형제가 각각 이끄는 에이스침대와 시몬스가 1,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침대 생산회사가 수십 개에 이르는 상황에서도 1990년 이후 줄곧 3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 유명업체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국내 침대보다 5배 이상 비싼 외국 제품을 사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달라지고 있다.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많은 돈을 내고서라도 좋은 침대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템퍼, 씰리침대 등 외국 브랜드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맞서 에이스침대가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르면 오는 3월 외국 제품과 비슷한 가격대의 브랜드를 선보이기로 했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사진)은 “300만~600만원 제품으로 구성된 고급 브랜드를 내놓을 것”이라며 “외국 업체들에 맞서 프리미엄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고급 브랜드로 돌파구

에이스침대의 매출은 2011년 189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2014년 1692억원으로 감소했다. 외국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한샘 등 침대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가구회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스침대는 고급 브랜드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2~4배 높을 전망이다. 에이스침대는 퀸 사이즈 기준 150만원대 제품을 주로 판매해 왔다.

특히 원단 등 소재 부문에서 차별화할 예정이다. 안 사장은 “천연 소재를 활용한 자연주의를 콘셉트로 할 것”이라며 “스펀지를 솜으로 대체하는 등 숙면에 좋은 재료를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은 기술적인 차이보다 감성 마케팅에 주력할 것”이라며 “고급 원단 등을 활용해 편안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하겠다”고 덧붙였다.

고급 브랜드 제품은 총 5개 등급으로 나눌 예정이다. 이 중 최고 등급은 전국에 3개뿐인 에이스에비뉴 매장에서 판매된다. 나머지 제품들은 에이스스퀘어 등 일부 매장에만 전시된다. 에이스침대는 매장을 주요 가격대별로 에이스에비뉴, 에이스스퀘어, 일반대리점으로 나눠 판매하고 있다. 안 사장은 “고급 브랜드인 만큼 특정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전략을 펼치겠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적극 활용

에이스침대는 2008년부터 맞춤형 침대를 선보이며 꾸준히 고급화 전략을 세워왔다. 맞춤형 침대는 서울 청담, 논현점 두 곳에만 있는 ‘슬립 피팅 센터’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상담 직원들이 개인별로 몸무게, 체압 등을 측정해 준다. 그리고 11가지 제품 중 가장 적합한 침대를 추천한다. 1000만원대의 높은 가격에도 매달 방문객은 100여명에 달한다.

에이스침대는 이번에 선보이는 브랜드에 맞춤형 침대를 판매하면서 얻은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안 사장은 “맞춤형 침대는 가격이 높아 많은 사람이 구매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하지만 이를 통해 얻은 한국인 체형 등에 대한 자료로 보다 저렴하면서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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