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접시 위에 담겨 있는 수많은 비밀

입력 2016-01-28 18:21  

식탁 위의 세상


[ 고재연 기자 ] 스타벅스는 ‘블랙 에이프런 익스클루시브’란 고급스러운 이름을 붙인 원두를 판다. 깨끗한 물, 철저한 환경 보전 농법으로 재배한 원두로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켈시 티머먼이 찾은 에티오피아 원두 농장은 설명과 달랐다. 인근 강에서는 말사체가 썩는 것 같은 악취가 났고, 걸쭉한 물질이 잔뜩 떠다녔다.

《식탁 위의 세상》은 티머먼이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등을 돌아다니며 ‘음식의 비밀’을 파헤친 탐사 르포다. 커피, 초콜릿, 바나나, 바닷가재 등 일상적으로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에 얼마나 많은 사람의 땀이 배어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커피 머신의 버튼을 누를 때마다, 바나나를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음식을 위해 수고한 수많은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지역 농부들에게 판로를 열어주기 위해 소매점을 차린 농부 등 세상에 더 나은 음식, 나아가 더 나은 삶을 꾸리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소개한다. (켈시 티머먼 지음, 문희경 옮김, 부키, 392쪽, 1만6500원)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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