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서 / 박주형 기자 ] 카스피해 연안의 산유국 아제르바이잔이 저유가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아제르바이잔이 구제금융을 받으면 저유가가 촉발한 재정 악화로 국제금융기관의 지원을 받는 첫 번째 산유국이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IMF와 세계은행 직원들이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긴급 자금지원 방안을 논의한다”고 27일 보도했다. IMF는 “아제르바이잔의 요청으로 인력을 보냈다”며 “필요한 자금 규모를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익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 “IMF와 세계은행이 40억달러(약 4조8340억원) 정도를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전체 수출의 95%, 정부 재정수입의 75%를 원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2014년 배럴당 약 100달러였던 국제 유가가 30달러 안팎으로 급락하면서 나라 살림이 크게 악화됐다.
FT는 “IMF와 세계은행은 아제르바이잔뿐만 아니라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산유국 상황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중 베네수엘라는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의 96%에 달한다.
저유가 여파로 에너지 기업도 존립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저유가로 인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에너지기업 400여곳이 도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화석연료 가격 하락세가 오랫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업이 지속적인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종서 기자/박주형 인턴기자(성균관대 2년)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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