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갖게 해준 컴퓨터
애플·구글의 혁신도 SW 덕분…미국 콘퍼런스 참관 "많이 배울 것"
[ 정지은 기자 ] 별다른 장비 없이 컴퓨터 하나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무기로 성공하는 외국 기업들을 보면 욕심이 났다. 지금은 이름 없는 초보 개발자에 불과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5년, 10년 뒤쯤엔 이름을 내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도전을 택했다. 지난 14일 열린 ‘제1회 삼성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SCPC)’에서 1위에 오른 홍은기 씨(고려대·사진)의 얘기다. 홍씨는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매 순간이 도전”이라며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첫발을 내디딘 것 같아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삼성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는 삼성전자가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활성화와 우수 대학생 프로그래머 발굴을 위해 기획한 행사다. 두 차례 예선을 거쳐 4000여명의 지원자 중 133명이 본선에 올라 실력을 겨뤘다. 4시간가량 치열한 접전 끝에 홍씨는 1위를 거머쥐었다.
그가 처음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還?있었던 것은 아니다. 홍씨는 “컴퓨터를 알기 전에는 꿈이 없었다”며 “수학을 잘해 과학고에 진학했다가 우연히 소프트웨어 개발을 경험해 본 뒤 푹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복잡한 소스코드를 풀어내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성취감은 프로그래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라고 강조했다.
홍씨는 “하드웨어는 한계가 있지만 소프트웨어는 무한대로 진화할 수 있다”며 “소프트웨어가 혁신을 낳는다”고 말했다. 그 개발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그가 계속 도전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홍씨는 “미국 애플이나 구글이 혁신에 성공한 것은 소프트웨어 덕분”이라며 “삼성도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를 마련하는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힘쓰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대회처럼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들이 실력을 키울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국내엔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이 열악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초·중·고 학생들이 소프트웨어를 경험할 수 있는 교육 환경, 자유로운 실습 분위기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홍씨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는 꿈에 확신이 생겼다”며 “언젠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세상을 바꾸는 프로그램을 내놓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수상 특전으로 상금 1000만원뿐 아니라 오는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참관 기회를 갖게 됐다. 홍씨는 “개발에 근간이 될 아이디어를 많이 보고 배워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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