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실적부진 포스코, 회사채 차환 ‘딜레마’

입력 2016-02-0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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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000억원 만기…3년만에 발행 검토
'싸늘한' 반응 우려…실적악화로 현금상환도 부담



이 기사는 01월29일(04:2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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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후 첫 적자를 낸 포스코가 만기도래 회사채의 차환발행(refinancing)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돈 쓸 곳은 많은데 투자자들의 반응이 3년 전보다 더 싸늘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경쟁업체인 현대제철 회사채가 뜻밖의 인기를 끈 것도 부담이다.

29일 복수의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은 “포스코가 3년만에 회사채 발행 재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3월4일 5000억원의 회사채가 만기를 맞는데, 이를 새 회사채를 발행해 막을지 아니면 보유 현금으로 갚아버릴지를 결정하기에 앞서 시장 분위기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적인 철강회사인 포스코는 2013년을 끝으로 국내에서 새 회사채를 공모하지 않고 만기도래 물량을 모두 보유 현금으로 갚아왔다. 빚을 모두 갚고도 남을 만큼 현금성자산이 넉넉한 상황에서 굳이 업황부진에 따른 ‘할증’ 이자를 부담하면서까지 회사채를 발행할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회사채를 갚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비록 작년 9월 말 현재 8조7000억원으로 예년보다 많은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매년 자본지출(설비투자 등)로만 수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지출과 배당금을 뺀 잉여현금흐름(FCF)은 2014년까지 수년 간 적자를 냈다. 올해 만기 예정 회사채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점도 차환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그렇다고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자니 차가운 시장 반응이 걱정이다. 포스코는 이날 연결 기준으로 연간 약 96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1968년 창사 이래 첫 적자다. 부진한 업황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용등급이 ‘AAA’로 한 단계 높았던 2013년 7000억원의 회사채 투자자를 모집할 당시 참여금액이 6100억원에 그쳤던 것도 등급 강등 우려 탓이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기관투자가들이 보유한 채권값도 하락한다.

한 증권사 회사채발행 담당자는 “포스코가 오랜만에 다시 회사채시장에 나오더라도 실적 부진 탓에 큰 인기를 얻긴 힘들 것 같다”며 “아울러 대표주관을 맡게되는 증권사는 현대제철 수준의 흥행을 이끌어야 한다는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쟁회사인 현대제철은 지난 19일 3000억원의 회사채를 모집했는데 두 배 넘는 6600억원의 기관투자가 수요가 참여했다. 발행금액을 5500억원을 늘려 27일 발행을 완료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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