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호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일 미국의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 “국가 방어 차원에서 공론화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 대표가 공식적으로 사드 배치에 긍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은 북한이 위험한 정권임을 일깨워 준 사건”이라며 “사드는 공격이 아니라 방어용이고, 북핵은 우리 생사가 걸린 치명적인 문제인 만큼 국제적 이해관계는 부차적인 것으로, 누구의 눈치를 볼 사안은 아니다”고 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누구’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을 지칭한 것이다. 이어 “소극적인 태도로 북핵에 대응해선 안 된다”며 “안보 준비는 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이뤄져야 하는 만큼 우리도 사드에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입장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이날 사드 공론화를 언급한 것과 관련, 당·청 간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 작년 말까지 ‘미국의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협의도 없었고 결정된 것도 없다’는 이른바 ‘3NO’ 원칙론을 밝혔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인 지난달 13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등을 감안해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정부 측 구상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집권 여당 대표로서 국가 안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기본적인 견해를 밝힌 것”이라며 “사드는 대북 제재에 중요한 역할을 맡은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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