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선 기자 ] 미국 월스트리트의 주요 헤지펀드들이 최근 중국 위안화 약세에 베팅한 조지 소로스(사진 왼쪽)의 전략에 가세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와 중국 통화당국 간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헤지펀드인 헤이먼캐피털은 위안화와 홍콩달러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 약세에 투자하기 위해 그동안 보유해온 주식과 상품, 채권을 대부분 팔아치웠다. 이 회사 포트폴리오의 85%가량이 앞으로 3년 이내에 위안화와 홍콩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채워졌다. 이 회사 창립자인 카일 배스는 “투자 규모가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보다 크다”며 “앞으로 위안화의 통화가치는 40%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억만장자 트레이더인 스탠리 드러켄밀러와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테퍼도 위안화 약세에 매도(쇼트)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데이비드 아인혼(오른쪽)의 그린라이트캐피털도 위안화 약세와 연계된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헤지펀드들의 베팅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와 은행권 부채 급증 등의 문제로 중국 금융당국이 환율 방어에 총력 ?기울이는 민감한 시기에 벌어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달 21일 헤지펀드계의 거물인 소로스가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피할 수 없으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통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고 공개하면서 가열되고 있다.
헤지펀드들은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이 경제 성장을 위해 통화 약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
위안화 약세에 대한 기대는 중국인이나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 유출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로선 달러 강세와 주가 폭락 등으로 자금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위안화 약세에 의한 급격한 자본 유출을 방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13일 인민은행이 역외인 홍콩에서 헤지펀드에 의해 촉발된 위안화 약세를 억제하기 위해 위안화를 대거 사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하루짜리 은행 간 위안화 대출금리가 66% 폭등하면서 위안화 약세에 베팅했던 헤지펀드들이 상당한 손실을 보기도 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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