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SSD는 수요 꾸준

입력 2016-02-0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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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Index

반도체 업황

PC·스마트폰 수요 둔화로 D램·낸드플래시 가격 10~15%↓

안정성 높고 정보처리 속도 빠른 대용량저장장치 SSD 새 수익원
지난해 SSD 출하량 1억300만개…삼성·SK하이닉스, 신제품 출시



[ 정지은 기자 ]
올 들어 반도체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D램 가격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D램이 들어가는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 수요마저 줄어들고 있어서다. 2013년부터 작년까지 꾸준히 성장해온 메모리반도체(D램 기준) 수요가 올해 처음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반도체 시장 경기는 예사롭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반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작년 4분기부터 실적 악화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연간으로 봤을 때는 2014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분기별로 살펴보면 작년 4분기는 감소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23.5% 감소한 2조8000억원에 그쳤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에 매출 4조4160억원, 영업이익 98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14% 줄었고 영업이익은 41% 감소했다. 2014년 1분기부터 이어진 분기당 영업이익 1조원 기록이 7분기 만에 깨졌다. 순이익도 전 분기보다 17% 감소한 8710억원이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D램 등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부진으로 판매 단가가 하락한 탓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평균 판매가격은 각각 10%, 15% 하락했다. 가격이 떨어진 것은 PC뿐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까지 둔화하면서 D램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작년 4분기부터 본격화돼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D램 가격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며 “올해는 반도체 사업에서 수익을 올리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D램 시장 규모가 지난해 457억달러에서 올해 388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20% 하락했던 D램 가격은 올해 32% 더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기술 개발·새 수익원에 집중하는 업체

반도체 업체들은 이 같은 위기상황을 인식, 기술 개발로 불황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전무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는 IT 수요 약세가 지속돼 작년 수분의 실적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외형 성장보다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도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계획한 6조원 초반대의 투자금액 중 상당 부분을 3D 낸드 공정전환에 쓸 것”이라며 “올 상반기부터 3D 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D 낸드는 처리 속도가 빠르고 신뢰성이 높아 최근 고가용 기업 대용량저장장치(SSD) 등에 많이 들어간다. 수익성도 높다.

특히 SSD는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D램을 대신할 새로운 수익원으로 반도체 업체들이 공략하고 있는 분야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차세대 저장장치다.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보다 안정성이 높고 정보처리 속도도 빠르다. 최근 데이터 사용량이 늘면서 SSD의 대중화가 빨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SSD 출하량은 1억300만개 수준으로 전년보다 24%가량 늘어났다. SSD의 연간 출하 규모가 1억개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SSD 시장 매출 규모도 전년보다 21%가량 늘어난 138억2500만달러로 집계됐다.

더구나 지금은 1인당 3.68개 정도의 전자기기를 갖고 있지만 2020년엔 1인당 6~7개의 디바이스를 연동해 사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SSD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2014년 12월 세계 최초로 3차원 낸드플래시 기반의 소비자용 SSD를 출시한 이후 잇따라 신제품을 업그레이드해 내놓고 있다. 국내 업체만이 아니다. 미국 웨스턴디지털도 지난해 샌디스크를 인수하며 SSD 사업 규모를 키웠다. 웨스턴디지털은 인텔과 2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시대가 되면 SSD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는 SSD 시장을 둘러싸고 반도체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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