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경봉 기자 ]
올해 한국IB대상은 각 부문 후보를 놓고 그 어느 때보다 심사위원 간 논쟁이 뜨거웠다. 하지만 최고 영예인 종합대상 수상자에 대해선 NH투자증권 외에 별다른 의견이 없었다. 그만큼 지난해 투자은행(IB)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NH투자증권이 제7회 한국IB대상에서 종합대상인 금융위원장상을 거머쥐었다. 3년 연속 수상이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으로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정 부문에서 돋보였던 과거와는 달리 주식발행시장(ECM) 인수금융 채권발행시장(DCM) 등 각 부문에서 골고루 상위권을 차지했다.
NH투자증권 IB사업부는 지난해 사업부 경상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IB 분야 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NH투자증권이 처음이다.
NH투자증권의 약진은 ECM 분야가 주도했다. 대표주관 실적은 2조1006억원으로 2위 업체(1조1598억원)의 두 배에 가까웠다.
기업공개(IPO) 분야에서도 시장을 주도했다. 전체 건수가 22건으로 가장 많았고 규모도 가장 컸다. 지난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LIG넥스원의 대표 주관을 수행했고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처음으로 제주항공을 유가증권시장에 입성시켰다. 바이오업체인 파마리서치프로덕트의 대표주관을 맡는 등 대기업부터 중소기업에 이르는 다양한 업체의 상장 작업을 맡았다. 상장시킨 기업의 상장 후 한 달간 주가 상승률은 38.81%로 전체 주관사 중 3위였다.
유상증자 분야에서는 대한항공(주식 발행규모 4986억원), NH엔터테인먼트(2732억원) 등 대형 거래를 무난히 성공시키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NH투자증권의 IB 경쟁력은 인수금융 시장에서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10건의 딜에서 총 2조8568억원의 인수금융을 주선해 금액, 건수에서 모두 수위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이 인수금융 시장에 뛰어든 것은 MBK파트너스가 네파를 인수할 당시인 2013년이다. 불과 3년 만에 이 분야 강자인 은행들을 밀어내고 선두로 뛰어올랐다. 지난해에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 거래로 기록된 홈플러스 인수 건에 4조3000억원의 인수금융을 공동 주선해 주목받았다.
M&A 부문에선 지난해 종료 기준으로 6건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토종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에 이은 2위다. 특히 쌍용건설 KT캐피탈 동양생명 등 매각에 난항을 겪던 기업들을 맡아 새주인을 찾는 데 공헌했다. DCM 부문에서는 4위였다. 주로 우량 회사채 위주로 주선을 맡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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