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경총 회장 "노동개혁, 노조 동의 필수 아니다"

입력 2016-02-02 18:55  

노조 미가입 90% 근로자
미취업 청년과 대화해야

임금피크제는 미봉책
직무급·성과급 확대해야



[ 박준동 기자 ]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노동시장 개혁에서 노동조합의 합의나 동의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2일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47회 경총 정기총회 개회사에서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이라는 노동개혁의 핵심은 근로자 자신을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여기서 근로자는 노조에 가입한 10.4%의 근로자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며 “미취업 젊은이들과 취업을 하고 있어도 임금 수준이 낮고 근로조건이 열악한 대다수 근로자가 노동시장 개혁의 직접적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미취업 젊은이들 및 90%의 노조 미가입 근로자들과 직접 대화하고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노동개혁을 그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뤄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경영자들도 현시점에서 고용을 줄이거나 임금을 줄이는 노동개혁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경영자들은 임금지출 총액에 변화가 없다고 전제하고 주어진 일자리와 임금을 근로자들이 어떻게 나누어 가지는 것이 더 정당하고 공정한가부터 고민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임금체계의 지속적인 개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임금체계 개편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지만 임금피크제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며 “직무급·성과급으로 대표되는 공정하고 유연한 임금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임금체계 개편의 진정한 목표”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실제 기업에 적합한 임금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국회가 아니라 기업의 일”이라며 “현행 법·제도하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만큼 여건이 되는 기업부터 성과에 입각한 임금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걸리는 것부터 빨리 착수해야 한다”며 “연공급·호봉제 유지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될 때 노동개혁은 비로소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경총과 관련해선 “제조업에 편중돼 있는 회원사를 서비스산업, 공공부문으로 확대하고 일부 미가입 제조업체도 회원사로 가입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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