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묵 기자 ]
대구시가 최근 물산업과 의료산업 분야에서 잇따라 중국 등 해외 진출 성과를 내고 있다.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사진)이 추진해온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 모델을 활용한 민관협력 해외 진출 덕분이다. PPP는 민간과 함께 공공인프라 개발에 투자하고 해외 기업을 유치하는 모델이다. 중국이 내수투자 유치에 활용하는 PPP 모델을 대구시가 해외 진출에 활용한 것이다. 수출지원기관 지원 없이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의 협력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대구환경공단, 물기업 엔바이오컨스와 함께 중국 장쑤성 이싱시 환경과학기술부 산하 공업원 및 중국 기업과 4억위안(약 720억원)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했다. 의료 분야에서도 대학병원과 중소 병의원들이 중국 각지에서 합작병원을 열고 건강관리호텔의 운영을 맡는 등 해외 진출의 물꼬를 텄다.
김 부시장은 “공공재 성격이 강한 물산업과 환경 분야,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 분야는 민간기업들이 개별로 해외에 진출할 때는 합작 부담과 기술유출 우려 등의 리스크가 큰 반면 상대 정부는 우리 기업을 신뢰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대구시와 중국 정부가 참여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정부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 기업이 상생하는 새로운 수출모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이 모델을 도입한 중국 정부는 최근 PPP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차 PPP프로젝트에 총 2조위안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대구에 투자하는 기업 대표들은 “대구의 민관 협력시스템 때문에 대구로 본사를 옮긴다”는 말을 자주 한다. 관 주도가 아니라 기업 중심으로 지방정부와 민간기업이 협력해 여러 분야에서 해외 진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시장은 물산업 분야에서 한중기업교류회, 의료산업 분야에서 메디시티협의회를 이끌고 있다. 중소기업이나 중소 병원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주말과 휴일에도 국내외에서 뛰고 있다.
그는 “이제 ‘상품’이 아니라 ‘서비스’ 수출이 본격화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지방정부와 기업의 협력모델이 중요해졌다”며 “대구 의료산업은 의사 6000여명, 한의사 1000여명이 지방정부와 함께 똘똘 뭉쳤기 때문에 다른 도시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동완 엔바이오컨스 대표는 “대구는 기업이 해외에서 돈을 벌 수 있도록 먼저 도와주고 있어 대구로 본사를 옮기기로 했다”며 “기업이 실적을 낼 수 있게 하면 국가물클러스터는 저절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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