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유가 급락 공포에 이틀째 퍼렇게 질려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동시에 보유주식을 시장에 내다팔면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감산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소식에 30달러를 하향 돌파해 배럴당 29.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1.74달러(5.5%) 급락한 수준이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93포인트(-0.84%) 내린 1890.67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0.57% 떨어진 680.93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도'에 나섰고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큰 폭으로 하락한 국제유가 여파로 급락한 미국 뉴욕증시의 영향을 그대로 반영했다. 은행과 증권주의 주가 하락 폭이 가장 깊었다.
뉴욕증시는 간밤 에너지 업종이 일제히 급락한 데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씨티그룹 등 주요 금융주들이 약세를 보이면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10년물 장기 국채금리가 하락한 탓이다.
수급 상황도 부정적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930억원과 5억원 이상 순매도를 기록했고 기관 중에서는 금융투자(증권사 등)가 130억원 이상 가장 많이 팔아다. 연 瘦鳧?장막판 매수세로 돌아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4360억원 이상 매도 우위를 기록해 향후 증시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다.
개인만 1227억원 이상 순매수해 지수의 반등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서는 차익(-31억원)과 비차익(-173억원)을 합해 200억원 이상 매도 물량이 나왔다.
업종별로는 은행과 통신 증권업종이 -2% 이상 빠지면서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은행업종지수는 전날 대비 2.89% 떨어진 197.80을 기록했고 증권업종지수도 2.63% 내렸다.
시가총액(주식을 시가로 표시한 금액) 상위종목들은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87% 내린 114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한국전력과 현대차도 각각 -0.56%와 -0.39% 하락했다.
삼성물산과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등도 -1~3%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전날 대비 2.57% 올라 39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생명도 0.89%의 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92포인트(-0.57%) 하락해 680.94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88억원과 331억원씩 보유주식을 시장에 내놓은 반면에 개인만 770억원 가까이 순매수, 지수의 추가 하락을 힘겹게 방어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셀트리온과 카카오, 메디톡스 등이 강보합세를 유지한 반면 CJ E&M(-2.40%), 동서(-2.74%), 바이로메드(-2.43%) 등은 -2% 이상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크게 뛰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99% 오른 1219.30원을 기록한 채 장을 마감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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