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서 수익 위해 공매도
[ 송형석 기자 ] 매년 공매도 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배경엔 투자형 사모펀드가 있다. 사모펀드들은 대부분 오를 것 같은 종목은 사고,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공매도하는 ‘롱쇼트 전략’을 활용한다. 사모펀드 시장이 커질수록 공매도 물량이 많아지는 구조인 셈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식형 사모펀드의 순자산총액은 11조5547억원이다. 2014년 말(9조8633억원)보다 1조7000억원가량이 불어났다. 채권과 주식에 동시에 투자하는 혼합형 상품을 포함하면 사모펀드의 주식순자산은 20조원 안팎까지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시황에 따라 공매도에 동원되는 자금을 전체 ‘실탄’의 4분의 1인 5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동필 흥국증권 투자전략담당 이사는 “사모펀드들이 하락장에서도 공매도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덩치를 불리고 있다”며 “대세상승장이 오지 않는 한 사모펀드가 내놓는 공매도 물량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절대수익추구형스와프(ARS) 시장이 커진 것도 공매도 물량이 늘어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ARS 발행잔액은 5조5000억원에 달했다. ARS는 투자자들이 맡긴 돈을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원금을 보장하면서 증권사 고유자금을 롱쇼트 전략으로 주식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파생상품이다. 롱쇼트가 주된 투자전략인 만큼, 시황이 안 좋을 때면 어김없이 공매도 물량을 쏟아낸다.
사모펀드와 ARS가 인기를 끌면서 공매도 거래에서 기관투자가가 차지하는 비중도 30%대까지 늘었다. 10%대였던 4~5년 전에 비해 기관의 입김이 훨씬 더 세졌다는 설명이다. 나머지 60~70% 매물은 외국인에게서 나온다. 국내 기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영국계 헤지펀드들이 공매도 거래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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