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세 한시 인하는 2000년대 들어 정부가 다섯 번이나 시행한 단골 소비진작 카드다. 그때마다 승용차 판매량이 10% 안팎 늘어나는 ‘반짝 효과’도 있었다. 지난해 8월27일 개별소비세 한시 인하 이후에도 일평균 판매량이 1~7월보다 16%나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하시한이 끝나면 오히려 판매가 급감하는 ‘소비 절벽’도 뒤따랐다. 더구나 이번 연장으로 소비세 인하기간을 근 1년으로 늘린 게 소비활력을 찾는 데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다. 사용기간이 긴 고가 내구재는 어차피 살 사람이 사는 것이지, 없는 수요가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개별소비세는 과거 승용차를 사치품으로 인식하던 시절의 산물이다. 지금은 집집마다 승용차 한두 대씩은 다 있다. 연탄을 때던 시절에 붙인 유류 특별소비세가 그대로 살아 있는 것처럼 시대착오적이다. 또한 보편적 소비세인 부가가치세가 있는데도 개별소비세를 또 물리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지적도 있다. 역진적인 부가세를 보완한다는 명분도 조세원리상 논란 여지가 있다. 소득세라면 몰라도 소비세는 소비한 만큼 부담하는 것이어서 역진성을 논할 수 없다. 더구나 저가 생필품에는 이미 부가세 면세혜택도 많다.
지금처럼 소비 촉진을 위해 개별소비세를 한시 인하, 연장을 거듭하는 식이면 마치 신사복 연중세일과 다를 게 없다. 그런다고 소비가 늘지도 않는다. 오히려 정부가 경기침체에 아무런 대책이 없음을 자인하는 꼴밖에 안 된다. 개별소비세는 한시 인하가 아니라 폐지하는 게 맞다.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