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유출 차단 겨냥했지만 '찜찜'
[ 김동윤 기자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두 달 만에 최대폭으로 절상했다. 최근 위안화 추가 약세에 베팅하고 있는 글로벌 헤지펀드들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민은행은 4일 오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102위안 내린 달러당 6.5419위안으로 고시했다.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낮췄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를 그만큼 절상했다는 뜻이다. 이날 인민은행의 위안화 가치 절상폭은 작년 12월4일 이후 두 달 만의 최대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대폭 절상한 여파로 이날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와 비교한 위안화 가치는 전날 대비 0.0130위안 오른 6.5643위안 수준에서 형성됐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인민은행이 매일 오전 고시한 기준환율 대비 상하 2% 범위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인민은행은 작년 8월 환율제도를 더 시장 친화적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한 이후 전날 시장 환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기준환율을 고시해왔다. 하지만 환율의 급등락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때는 종종 기준환율을 큰 폭으로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을 선택해왔다.
인민은행이 이날 위안화 가치를 큰 폭으로 절상한 것은 최근 들어 중국 위안화가 글로벌 헤지펀드의 주 공격 타깃이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지난달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중국 경제 경착륙을 경고하며 아시아 통화 하락에 베팅한다고 밝힌 데 이어 헤이먼캐피털매니지먼트, 억만장자 트레이더인 스탠리 드러켄밀러,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테퍼 등도 위안화 약세를 예상하고 투자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작년 12월1일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구성 통화 편입이 결정된 직후부터 수출 활성화를 위해 위안화의 점진적인 약세를 유도해왔다. 하지만 위안화 추가 약세를 기대해 자본 유출이 급격히 일어나자 다시 위안화 강세를 유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민은행이 자본 유출 제어와 수출 활성화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