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톤스포츠, 두 달간 문닫고 공장 '전면 개조'

입력 2016-02-10 19:04  

김신성 대표, 주먹구구식 경영 확 뜯어고쳐…ERP·화상회의실 등 도입

1년전 이녹스에 인수 뒤 데이터 경영 시스템 갖춰
제품 제작 두달서 2주로 단축…올해 매출목표 850억



[ 이현동 기자 ] 국내 2위 자전거 회사인 알톤스포츠는 지난해 하반기 두 달간 중국 톈진에 있는 공장 문을 닫았다. 생산 공정을 싹 뜯어고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바닥을 깨끗이 칠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제품 도장라인을 들어내고, 글로벌 1위인 대만 자이언트가 사용하는 설비를 들여놨다. 수만대에 이르던 장기 재고도 전부 없앴다.

◆“우리는 제조회사다”

알톤스포츠는 1년 전 정보기술(IT) 부품소재 회사인 이녹스에 인수됐다. 국내 자전거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매출은 몇 년째 600억원대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다.

이녹스 부사장 출신인 김신성 알톤스포츠 대표(사진)는 “지난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뉴알톤 프로젝트’에 1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며 “회사에 ‘제조업 DNA’를 심는 것이 시급했다”고 말했다. 자체 공장이 있었지만, 중국 공장의 국내 유통망처럼 판촉에 집중해왔다는 지적이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데이터 경영’을 위해서였다. 김 대표는 “담당자의 감에 의존해 제대로 된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가 안 됐다”며 “다양한 데이터를 모아 직원들이 제때 활용토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품목별 생산계획은 매주 업데이트했다. 이를 위해 본사와 중국 공장을 잇는 화상회의실도 처음 마련했다. 지금껏 생산계획은 연초에 한 번 짜놓으면 끝이었다. 재고는 밀어내기에 급급했다. 그는 “제품 발주부터 완성까지 시간이 2개월에서 15일로 줄어드는 등 속속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대리점에 ‘언제 어떤 제품을 얼마만큼 들여놔야 한다’는 제안을 하는 단계까지 가야 한다”고 했다.

품질관리에도 손을 댔다. 부품 공급사 중 불량률이 높은 20%를 뽑아 정리했다. 업무 표준화를 위한 매뉴얼을 마련하고, 고급 부품 사용도 늘렸다. 3개월 이상 재고는 전부 재검사하도록 했다. 김 대표는 “원가 상승은 괜찮은 제품을 개발한 뒤 고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설계·디자인 인력 6배 늘려

알톤스포츠는 최근 설계 및 디자인 인력을 6배 이상 늘렸다. 전기자전거 개발팀도 새로 꾸렸다. 해외 제품을 모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개성 있는’ 제품을 내놓는 것이 목표다.

쳬?총 116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년에 비해 30%가량 늘렸다. 다음달 내놓는 ‘사물인터넷(IoT) 자전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 최초로 제품에 비콘 칩을 달아 스마트폰과 연동시켰다. 도난 방지를 위해서다. 자전거를 세워놨을 때 움직이면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알아챌 수 있다. 주변에 도난 제품이 감지되면 알람이 울린다. 정비이력 관리 등으로 활용 폭을 넓힐 계획이다.

수출에도 적극 나선다. 김 대표는 “중국 대형업체들과는 다른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 틈새를 노릴 것”이라며 “중고가 제품 수요가 있는 일본, 미국,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매출 850억원과 영업이익 80억원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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