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여성작가들이 창작욕 불태운 그곳

입력 2016-02-11 17:38  

글쓰는 여자의 공간


[ 박상익 기자 ] 문학 애호가라면 좋아하는 작가의 모든 것에 관심이 많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느 공간에서 머물며 글을 썼는지 궁금해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를 집필한 미국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의 집은 관광명소가 됐다.

독일 저술가 타니아 슐리는 《글쓰는 여자의 공간》에서 애거사 크리스티, 버지니아 울프, 토니 모리슨 등 유명 여성 작가 35명이 창작욕을 불태웠던 내밀한 공간에 주목한다.

저자가 여성 작가에게 집중한 이유는 이전에 많은 여성이 글을 쓸 때 마주쳤던 열악한 현실 때문이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은 사치라는 통념이 존재했다. 그런 편견이 심할수록 여성 작가들은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꿋꿋하게 일궜다. 저자는 작가와 그들이 지냈던 공간을 소개하되 특별한 비평이나 해석을 시도하지 않는다. 여성 작가들이 어디서 어떻게 글을 썼는지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자연스레 작가의 삶과 작품에 녹아들게 한다. (타니아 슐리 지음, 남기철 옮김, 이봄, 288쪽, 1만4500원)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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