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루소·다윈·바그너·니체…18~19세기 유럽 지성의 역사

입력 2016-02-11 17:41  

한경·교보문고 선정 대학생 권장도서 - 예일대 지성사 강의

프랭크 터너 지음 / 서상복 옮김 / 책세상 / 512쪽 / 2만2000원



[ 송태형 기자 ] 18세기와 19세기는 서양 문명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시기다. 산업혁명을 통해 삶의 질적인 변화가 급진적으로 이뤄졌고 다양한 세계관을 반영하는 수많은 사상과 이념이 등장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격렬하게 충돌했다.

《예일대 지성사 강의》는 근대 유럽 사상의 원천으로 평가받는 장 자크 루소(1712~1778)부터 현대 철학의 시발점이 된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까지 18~19세기 유럽을 관통하는 지성의 역사를 담고 있다. 서양 문명사와 빅토리아시대 문화·지성사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역사학자인 프랭크 터너(1944~2010)가 미국 예일대 교수 재직 시절 학부생들에게 강의한 강좌 내용을 엮었다. 철학, 문학, 신학, 과학, 정치, 경제, 음악, 예술 등 문화 전반에 걸쳐 당대 지성을 이끌어간 주요 사상의 변화를 폭넓게 이해하고 해석할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가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통찰로 묘사하는 18~19세기 유럽은 이성의 합리주의 전통과 감정·의지의 비합리주의,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민족주의와 인종주의 등 다양한 사상과 이데올로기가 서로 치열하게 대립하고 공존하는 가운데 주체의 자유를 실현하고자 분투했다. 자유를 쟁취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사회를 움직였고, 이들이 꿈꾼 자유로운 세상은 현대사회의 밑거름이 됐다. 당시 대립과 갈등을 빚은 사상들은 대부분 20세기를 거쳐 현재까지 그대로 남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자는 18~19세기 예술가의 역할이 모방에서 창조로 바뀌면서 예술가가 사회를 이끄는 지식인으로 떠오르는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위대한 사상가들의 삶의 궤적을 객관적으로 관찰해 그동안 간과돼온 면모를 새롭게 조명하기도 한다. 총체적이고 짜임새 있는 서술로 당대 유럽 지성사의 전체 그림을 균형 있게 그려준다. 최선희 교보문고 목동점 북마스터는 “자유와 민족, 사회, 국가, 예술이 어떻게 변했는지 객관적인 시각으로 설명한 책”이라며 “당대 지성인들이 격동의 시기에 분출한 사회 문제를 어떻게 바라봤고 어떤 세상을 꿈꿨는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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