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후 리테일 상장 땐 기업가치 하락 우려
[ 김태호 / 정소람 기자 ] ▶마켓인사이트 2월11일 오후 4시15분
이랜드그룹이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추진 중인 킴스클럽(이랜드리테일 SSM사업부) 매각이 앞으로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상장)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랜드리테일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킴스클럽이 매각될 경우 기업가치가 크게 줄어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랜드그룹은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랜드리테일 상장과 킴스클럽 매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아울렛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이랜드월드가 지분 63.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연결기준 차입금은 4조3486억원, 부채비율은 372%에 달한다.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을 매각한 뒤 내년께 이랜드리테일을 상장해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을 200%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랜드리테일 상장과 킴스클럽 매각이 동시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킴스클럽은 이랜드리테일 매출과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알짜 사업부다. 2014년 기준 이랜드리테일은 연결기준 매출 2조7404억원, 영업이익 2689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킴스클럽이 올린 실적은 매출 약 8000억원, 영업이익 약 800억원 수준이다.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킴스클럽을 제외한 사업들의 향후 성장여력도 불투명하다. 이랜드리테일의 사업은 크게 유통부문, 미래부문, 기타부문으로 나뉜다. 킴스클럽은 유통부문에 속한 사업이다. 유통부문은 킴스클럽 외에 백화점 및 아울렛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백화점 사업이 해외직구와 온라인몰 성장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아울렛을 제외한 사업은 성장여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이랜드리테일의 외식 및 레저사업을 담당하는 미래부문 실적도 좋지 않다. 2014년 기준 미래부문은 영업손실 106억원을 기록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랜드리테일에서 킴스클럽이 제외되면 미래 성장성이 있는 사업은 사실상 아울렛밖에 남지 않는다”며 “킴스클럽 매각 후 이랜드리테일이 상장될 경우 이랜드그룹이 원하는 만큼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랜드그룹이 킴스클럽 매각 이후 이랜드리테일 상장 외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유휴 부동산 매각, 중국 법인의 상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태호/정소람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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