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분열에 고심하는 광주 민심 "더민주 잘 한 것이 없제" vs "국민의당은 희망 있나"

입력 2016-02-11 18:24  

대진표 서서히 윤곽

뜨겁게 달아오르는 광산을
"이용섭이 야당 복원 역할해야"
"구태정치 청산, 권은희가 적임"

"소수 호남당 될라 불안"
"호남정치 변해야 하지만 될 성 부른 당에 몰아줘야"



[ 최성국 / 은정진 기자 ] “반반이여. 둘 다 똑 부러지게 성에 차지 않아 더 두고 볼란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사는 김선홍 씨(58)는 지난 10일 설 연휴기간에 모인 친척들에게 이같이 고민을 털어놨다. 친척들도 “더불어민주당이 잘한 것도 없지만, 국민의당이라고 잘할 것 같지 않다”고 한마디씩 거들었다. 김씨는 “이제 호남정치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갑자기 야권이 두 개로 갈라져 누굴 찍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될성부른 정당에 표를 몰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설 연휴기간 광주는 사람이 모이면 어디나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얘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야권이 2개로 양분되면서 이번처럼 표심이 갈팡질팡한 적이 없어서다. 이용섭 전 더민주 의원과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맞붙는 광주 광산을이 대표적이다. 회사원 이기상 씨(39)는 “국민의당 주요 인물은 야권 분열의 책임자”라며 “이용섭 전 의원도 탈당과 복당 등 흠결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강력한 야당 복원에 역할을 해줄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반해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선성수 씨(47·광산구 신창동)는 “구태정치 청산은 지역구도만큼이나 해소돼야 할 우리 정치 최대 과제”라며 “기득권을 버리고 탈당한 권 의원이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SBS가 TNS코리아와 함께 지난 1~3일 시행해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전 의원이 46%로 권 의원(28.1%)을 17%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지역 대진표도 하나둘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광주 북갑에선 현역인 강기정 더민주 의원, 국민의당 김유정 전 의원과 김경진 변호사 등이 현재까지 혼전세를 보이고 있다. YTN과 마크로밀엠브레인이 1~2일 시행해 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강 의원이 41.7%를 얻어 김 전 의원(38.5%)을 근소하게 앞선 반면 강 의원과 김 변호사의 양자대결에서는 김 변호사 지지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운태 전 광주시장과 장병완 국민의당 의원의 맞대결로 전·현직 의원 간 혈투를 예고했던 광주 남은 강 전 시장이 최근 사전선거운동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대결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광주 서을에선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대항마로 더민주 측이 누굴 선택할지가 관심거리다. 현재까지 더민주에선 예비후보를 등록하지 않은 가운데 영입인사 중 한 명이 투입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박혜자 의원(더민주)이 버티고 있는 광주 서갑에는 같은 당 송갑석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국민의당 소속인 ㅏ潤?호남미래연대 이사장 등이 출마 결심을 굳혔다. 광주 동에서는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의 총선 경쟁자로 새로 영입한 양향자 전 삼성전자 전무와 이병훈 전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추진단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국민의당에 합류한 김동철·임내현 의원 지역구인 광산갑과 광주 북을을 탈환하기 위해 더민주 측 여러 예비후보가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광주 지역 한 정치평론가는 “총선을 앞둔 지역 유권자들의 주된 정서는 야당이 수도권 등지에서 패배해 소수 호남당으로 전락, 국정에서 소외되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라며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는 한쪽에 지지를 몰아주는 ‘표쏠림’ 현상과 함께 두 야당이 사활을 건 일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주=최성국/은정진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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